위기의 NC, 선택은 ‘N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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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6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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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스마 야구’ 김경문 감독 퇴진
신생팀 놀라운 성적 이끌었지만 앞만 보고 달려와 피로감도 쌓여
유영준 대행은 정반대 스타일

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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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제9구단 NC의 역사는 곧 김경문 감독(60·사진)의 역사였다. 2011년 창단한 NC가 단기간에 신흥 강호로 떠오른 데는 김 감독의 지도력이 절대적이었다. 그런 김 감독이 3일 밤 갑자기 고문으로 물러났다.

자진 사퇴보다는 경질에 무게가 실린다. 시즌 전 우승 후보라던 NC는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과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이 겹치며 4일 현재 20승 39패로 최하위에 처졌다. 하지만 한 해 부진하다고 김 감독을 내쳤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 야구 관계자는 “NC에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가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카리스마 넘치는 김 감독의 야구는 창단 초기에는 큰 효과를 봤다. 하지만 몇 년째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선수단은 물론이고 프런트까지 엄청난 피로감에 시달려 왔다는 것이다.

올해 NC는 여기저기서 파열음이 터져 나왔다. 전력분석팀 직원들이 야구장 안에서 다투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고, 몇 년째 주전으로 활약하던 선수들은 줄줄이 수술대에 올랐다. “더 이상 영(令)이 서지 않는다”란 말이 흘러나왔다. 김종문 신임 단장대행은 “감독님과 회사가 다 같이 위기 타개책을 고민했다.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프런트와의 불화를 원인으로 꼽는 이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외국인 투수 베렛을 둘러싼 논란이다. 김 감독은 베렛의 교체를 요청했지만 구단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황순현 대표가 선임된 뒤 김 감독과 구단의 갈등이 깊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은 고생한 불펜 투수들에게 합당한 대우를 요청했지만 구단은 원칙을 내세워 양보하지 않았다.

스카우트 팀장 출신인 유영준 단장을 감독대행으로 임명한 NC는 당분간 선수들을 추스르는 방향으로 팀을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부드러운 리더십을 가진 유 단장은 김 감독과는 정반대 스타일이다.

감독 교체 이튿날인 4일 NC는 코칭스태프 개편을 단행했다. 김평호 수석코치와 양승관 타격코치가 사의를 밝혔다. 지연규 불펜 코치와 이대환 2군 불펜 코치가 1군 투수 코치를 맡는다. 1군에 있던 최일언 투수 코치와 이동욱 수비 코치는 잔류군으로 이동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nc 다이노스#김경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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