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의장군’ 안치홍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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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율 0.399-45타점’ KIA 해결사

올 시즌 4할에 육박하는 타율(0.399)은 물론 이미 45타점을 기록해 국내 2루수로는 최초로 100타점을 돌파할 기세로 활약 중인 안치홍(KIA). 다가오는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서도 그는 단연 돋보이는 국가대표 2루수 후보다. KIA 제공
올 시즌 4할에 육박하는 타율(0.399)은 물론 이미 45타점을 기록해 국내 2루수로는 최초로 100타점을 돌파할 기세로 활약 중인 안치홍(KIA). 다가오는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서도 그는 단연 돋보이는 국가대표 2루수 후보다. KIA 제공
‘새옹지마(塞翁之馬).’

KIA 안치홍(28)에게 아시아경기는 이 네 글자로 요약할 수 있다. 8월 열리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최종 엔트리 발표(11일)를 앞두고 안치홍은 단연 주전 2루수로 손꼽히고 있다.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경험 부족을 이유로 최종 선수 명단에서 빠졌던 그는 지난 4년 동안 한층 성숙해진 기량으로 태극마크를 눈앞에 두고 있다.

4년 전 아시아경기 대표팀에서 탈락한 안치홍은 병역 혜택 기회를 놓쳤지만 크게 실망하지 않았다. 시즌 종료 이후 2014년 12월 경찰야구단에 입단해 2016년 9월 제대했다. 안치홍은 “팬들은 아쉬워하셨지만 군 문제부터 빨리 매듭지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봤을 때 (군복무가) 플러스 요인이 정말 많았다”며 웃었다.

그때는 아쉬움을 남겼던 조기 입대가 지금 보면 ‘신의 한 수’가 됐다. 2014년 안치홍의 시즌 성적은 타율 0.339, 18홈런 88타점. 올해 안치홍은 4일 현재 타율 0.399, 10홈런 45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페이스라면 이번 시즌 25홈런, 114타점도 가능하다.

특히 득점권 타율 성장이 두드러진다. 2014년엔 0.338로 주자가 없을 때(0.333)와 비슷했는데 올해는 0.449로 주자가 없을 때(0.400)보다 훨씬 높다. ‘안타 잘 치는 타자’에서 ‘해결사’로 발돋움한 셈이다.

“똑같이 주자가 2루에 있어도 1군에서는 “무조건 불러들인다”란 부담이 컸다면 경찰야구단에서는 ‘어떻게 쳐야 불러들일 수 있을까?’를 고민할 여유가 있었죠.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 했던 고민들이 큰 자산이 된 것 같아요.”

경찰야구단 시절 터득한 인내심도 그에게는 큰 도움이 됐다. 자신의 플레이에 만족하지 못하면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당시 유행하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로 의심될 만큼 심한 편도염으로 열이 38.5도까지 치솟은 다음 날에도 안치홍은 경기장에서 배트를 휘둘렀다. 경찰야구단 김수길 코치는 안치홍을 두고 “아주 독종이다. 2군이니 쉬엄쉬엄 할 법도 한데 자기 플레이가 마음에 안 들면 추가 훈련을 했다. 밤새 배팅 연습하고 펑고(수비 연습을 위해 배트로 공을 쳐주는 것) 쳐달라고 하고…. 지금 잘하는 이유가 있다”고 칭찬했다.

안치홍은 부상에 따른 휴식이 좀처럼 없다. 웬만한 고통은 참고 뛴다. 2010시즌 초반 도루를 하다 왼쪽 어깨가 찢어졌는데도 아픈 어깨를 쥐고 전 경기에 출전한 뒤 시즌이 끝난 9월 말에야 수술을 받았다. 2014년 병역판정검사에서는 4급이 나올 정도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경찰야구단 입단을 위해 재검까지 받았다. 안치홍은 “내 자리에 누군가 있는 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주치의와 상의해 플레이에 지장이 없겠다고 판단하면 웬만한 통증은 참고 뛴다”고 말했다.

4일까지 46경기에 출전해 45타점을 기록한 안치홍은 올 시즌 100타점을 가뿐히 돌파할 기세다. ‘2루수 100타점’은 2015년 삼성의 야마이코 나바로(31) 이후 두 번째로 국내 2루수 중에선 아직 나오지 않은 진기록이다. 대표팀 탈락을 도약의 기회로 바꾼 그는 아시아경기에서도 자신의 진가를 마음껏 보이겠다는 각오다.
 
광주=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기아 타이거즈#안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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