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와 트로피 두 토끼 잡는 단국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4월 3일 05시 45분


2016년 1월 창단한 단국대학교 여자축구부가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선수단이 17명으로 늘어났고 훈련의 질도 향상됐다. “올해가 진짜 첫걸음”이라며 의욕을 불사르고 있다. 사진제공 | 윤지영
2016년 1월 창단한 단국대학교 여자축구부가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선수단이 17명으로 늘어났고 훈련의 질도 향상됐다. “올해가 진짜 첫걸음”이라며 의욕을 불사르고 있다. 사진제공 | 윤지영
‘C 제로 룰’ 적용…선수들 학업 열중
전국체전 4강 등 축구 성적도 쑥쑥


“사실상 올해가 첫걸음인 셈이죠. 선수들도 많이 들어왔고, 팀 안에서도 이번에는 제대로 해보자는 이야기가 많아요.”

주장 이지인(국제스포츠·17) 씨의 목소리는 기대감과 설렘을 품고 있었다. 지난 2016년 1월 창단한 단국대학교 여자축구부는 전국 11번째, 그리고 충남 지역에서는 최초로 탄생한 대학 여자축구부다. 여주대와 한양여대의 연이은 해체 여파 속에 많은 기대를 받으며 출발했지만 단국대의 지난 2년은 녹록치 않았다. 선수가 부족해 최소 인원인 11명을 채울 수조차 없었던 것. 결국 일반 학생들을 긴급 수혈해 시즌을 치러야 했다.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단국대는 오원재 감독의 지휘 아래 한 줄기 희망을 봤다. 2017 전국체전에서 청주교대를 꺾고 4강에 진출한 것이다. 비록 4강에서는 위덕대를 만나 무릎을 꿇었지만 단국대 선수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다. 이씨는 “후회 없는 경기였다. 작년에 정말 힘들었는데 고생을 전부 보상받은 기분이었다”며 그 순간을 회상했다.

힘겨운 시간을 보낸 단국대가 이제는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9명의 신입생이 합류해 선수단 규모도 17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자연스럽게 훈련의 질도 향상됐다. 특히 수원도시공사, 화천KSPO 등 WK리그 팀과의 연습경기는 한 차원 위의 플레이를 직접 겪어보고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계기였다.

한국 여자축구에 있어서 단국대의 성장은 매우 중요하다. 학업 역시 게을리 하지 않는 ‘인격적, 학문적으로 성숙한 선수 육성’을 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여자축구부 지도교수를 맡고 있는 강신욱 교수(국제스포츠학과)는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KUSF) 집행위원장으로서 지난해 대학스포츠계에 ‘C제로(0) 룰’을 적용시킨 핵심 인물이다.

여자축구부도 예외는 없다. 선수단 전원이 기준 학점을 충족시키기 위해 학업에 열중하고 있다. 대부분의 수업은 오후 훈련에 지장이 없게끔 오전에 잡혀 있다. 뿐만 아니라 시험기간과 겹친다는 이유로 6월 초에 열리는 여왕기 전국여자축구대회도 불참한다. U리그가 없어 경기 수가 적은 여자축구부에게는 쉽지 않은 결정이다.

선수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1학년 공다연(국제스포츠·18)씨는 “학업 비중이 높고 과제도 꼬박꼬박 나와서 조금 힘든 건 맞다. 하지만 친구들과 의견을 공유하고 새로운 시각을 넓힐 수 있어 매우 즐겁다”고 말했다.

오원재 감독은 지난해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2018년 전국대회 4강, 2019년 우승”이라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과연 단국대가 ‘공부’와 ‘트로피’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윤지영 스포츠동아 객원기자 Kksoh17@naver.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