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어준 덕장… DB 버튼, 챔프전 진출 ‘버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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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의 DB, 거침없는 PO 3연승
10년 만에 정상 도전… 8일 첫판, 이상범 감독 “절실함으로 이길것”
KGC, 오세근 부상공백 못 메워

“좋은 소리도 세 번 들으면 잔소리예요. 선수들도 다 분위기를 아는데 거기다 대고 제가 따로 얘기 안 해도…. 저도 궁금해요. 우리 선수들이 어떻게 풀어갈지. 잘할 것 같긴 한데(웃음). 초반 기 싸움에서 안 밀리고 가야죠.”

팀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이 걸린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따로 당부한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감독은 이렇게 답했다.

‘꼴찌 후보’에서 ‘정규리그 1위’까지 DB의 파란을 이끈 ‘덕장’ 이상범 감독(49)이 4강 플레이오프(PO)에서 1패도 없이 3연승을 연출했다. DB는 1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4강 PO KGC와의 3차전에서 92-82로 승리하고 챔프전에 올랐다. DB는 SK-KCC 승자와 8일부터 7전 4승제의 챔프전을 치른다.

큰 경기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이었지만 DB 선수단은 침착했다. 1, 2차전과는 달리 이날은 1쿼터부터 KGC를 두 자릿수 득점 차(28-18)로 밀어붙일 수 있었다. 2∼4쿼터에서 대등한 싸움을 했기에 1쿼터 벌려 놓은 이 점수는 이날 승리의 중요한 원동력이 됐다.

하이라이트 필름은 단연 폭발력을 지닌 디온테 버튼(13득점 9리바운드)에게서 나왔다. 3쿼터 4분 20초를 남기고 버튼은 리바운드를 잡자마자 반대편 골대 밑 로드 벤슨에게 이어지는 강력한 패스로 골밑 득점을 도왔다. 상대 팀 센터 데이비드 사이먼이 3점 슛을 성공시킨 뒤에는 지체 없이 DB 센터 벤슨의 패스를 받아 앨리웁 플레이를 완성했다. 화룡점정 역시 버튼이 찍었다. 버튼은 DB의 마지막 공격 기회 때 골대 끝에서 반대편 골대까지 홀로 몰고 들어가 ‘원핸드 슬램 덩크’로 승리의 도장을 찍었다.

경기 후 이 감독은 “남들이 다 안 될 거라고 했는데 챔프전까지 간 건 모두 선수들의 투지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여기까지 온 건 결국 서로의 단결, 배고픔, 절실함이었지 않나. 그 절실함으로 끝까지 가서 정상을 한번 찍고 싶다”라고 말했다.

2014∼2015시즌 이후 3년 만, 통산 9번째 챔프전에 오른 DB는 2007∼2008시즌 이후 10년 만에 정상에 도전하게 됐다. 김주성과 나란히 이번 시즌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는 벤슨(23득점 8리바운드)은 “DB와 챔프전에 두 번 나가 다 졌다. 더 집중할 것”이라며 “특히 우리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사람이 별로 없었기에 이번 우승은 아주 멋진 이야기가 될 거라 생각한다. 우리를 얕봤던 사람들에게 우리 이야기가 아직 끝난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 주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우승팀 KGC는 에이스 오세근의 부상 공백을 극복하지 못했다. KGC는 큐제이 피터슨이 24득점, 사이먼이 22득점으로 선전했지만 이재도(12득점) 외에는 국내 선수들의 득점력이 떨어졌다.
 
안양=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프로농구 db#이상범 감독#디온테 버튼#벤슨#김주성#오세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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