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즌 주장 맡아 팀 위해 헌신… 성적 떠나 대우 받는 것이 당연”
추일승 감독, 은퇴식 등 배려… 이호영엔 1군 출전 기회도 줘
최근 프로농구 오리온 코치로 선임된 김도수(37)는 2013∼2014시즌부터 팀에 합류해 이듬해부터 줄곧 주장으로 선수단을 이끌어왔다. 센스 있는 컷인플레이를 펼치는 슈터로 이름을 날렸지만 김도수는 오리온 유니폼을 입은 뒤 은퇴하기까지 102경기 동안 평균 1.7득점, 0.8리바운드, 0.6어시스트라는 다소 밋밋한 기록을 남겼다.
하지만 추일승 오리온 감독은 정규 리그 막판 김도수 은퇴식을 마련하는 데 앞장섰다. “뛰든 안 뛰든 주장으로, 선수로 팀에 대한 헌신을 확실히 보여줬다. 출전하고 싶을 텐데도 내색하지 않고 팀 분위기를 먼저 생각하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그런 선수가 대우받는 것은 당연하다”는 게 추 감독의 생각이다.
kt 시절부터 김도수를 눈여겨본 추 감독은 오리온 지휘봉을 잡은 뒤 그를 데려와 인연을 이어갔다. 경기를 읽는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는 김도수는 2015∼2016시즌 오리온 우승에도 힘을 보탰다. 추 감독은 “운동 능력이 부족해도 그보다 더 뛰어난 센스가 있다. 작전 수행을 위해 그런 선수가 필요했다”고 옛 제자를 다시 불러들인 이유를 설명했다.
코치 선임에는 그간 김도수가 오랜 시간 주장을 맡으며 선수들 사이에 신뢰를 많이 받고 있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추 감독은 김도수에게 “코트에 양복만 입고 서 있다고 코치가 아니다. 인생을 걸 자신이 있다면 도전해 봐라”며 코치직을 제안했다.
추 감독이 ‘아름다운 마무리’를 배려하는 건 그가 처음이 아니다. 오리온은 5월 계약이 끝나는 이호영과 재계약을 하지 않을 방침이다. 하지만 추 감독은 6라운드 LG전에서 이호영에게 2분 13초의 짧은 시간이지만 그가 프로 첫 득점을 기록할 기회를 줬다. “1군 경기 한 번 못 뛰고 유니폼을 벗는 선수는 없게 하자”는 게 그의 소신이다.
지난 시즌 은퇴한 박석환 역시 KCC와의 최종전에서 2013년 이후 처음으로 1군 경기에 나서 3분 7초 동안 2득점, 2어시스트를 올렸다. 추 감독은 “1군 경기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던 아버지에게 보답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던 박석환의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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