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흥행 ‘미세먼지 폭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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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25일 마스크 무료배포… 장기화땐 선수들 건강 우려
경기 취소도 규정상 가능해

한반도를 뒤덮은 관측 이래 최악의 미세먼지는 최근 막을 올린 프로야구에도 악재다. 워밍업과 경기 시간을 합하면 3시간, 많게는 4시간이 넘게 야외에서 미세먼지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선수와 야구팬들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높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프로야구 흥행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몸=재산’인 선수로선 특히 미세먼지에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다. 주말 2연전을 안방 잠실구장에서 치른 두산은 라커룸에 마스크를, 더그아웃에는 가글액을 비치해 미세먼지에 대비했다. 선수들도 경기 전 타격 훈련 때 마스크를 착용했다. 한 선수는 “아무래도 (경기력에) 영향을 안 받을 수 없다. 몸 관리 차원에서 마스크를 썼다”고 말했다.

경기 관람에도 영향을 주는 건 마찬가지다. 24일 롯데와 SK의 경기가 열린 문학구장을 찾은 롯데 팬 김병조 씨(28)는 “경기장 외야가 뿌옇게 보일 정도였다. 목에 느껴질 정도로 미세먼지가 심각했지만 막상 마스크를 낀 야구팬은 많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SK 구단은 25일 입장 관중에게 마스크를 무료로 배포했다. 미세먼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구단들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정(제27조)에 따르면 경기 예정 시간에 강풍, 폭염, 안개,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돼 있을 경우 해당 경기운영위원이 지역 기상청 확인 후 심판위원 및 경기관리인과 협의해 구장 상태에 따라 취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미세먼지 피해가 늘어나면서 2016년 규정에 관련 내용을 추가했다. 규정상 경기 도중 선수들의 마스크 착용도 문제가 되진 않는다.

아직까지 미세먼지로 경기를 취소한 적은 없다. 경기감독관의 재량에 따라 결정되다 보니 TV 중계, 매표 상황 등을 무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에 현장에서는 규정을 손봐서라도 보다 적극적인 취소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강홍구 windup@donga.com·김배중·임보미 기자
#kbo#프로야구#미세먼지#경기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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