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응원단이 쓴 가면 정체 갑론을박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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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에 온 北 예술단-응원단]北 유행가 ‘휘파람’ 부르며 사용
하태경 “김일성 가면 대놓고 선전” 전문가 “눈 뚫어 가면 이용 상상못해”
일각 “김일성役 배우 강덕과 비슷”

북한 응원단이 10일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조별리그 남북단일팀과 스위스 경기에서 남성 얼굴 가면을 쓰고 ‘휘파람’을 부르며 응원을 펼치고 있다. 강릉=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북한 응원단이 10일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조별리그 남북단일팀과 스위스 경기에서 남성 얼굴 가면을 쓰고 ‘휘파람’을 부르며 응원을 펼치고 있다. 강릉=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북한배우 강덕
북한배우 강덕
북한 응원단이 든 가면은 정말로 김일성의 얼굴이었을까?

평창 겨울올림픽 관중석에 등장했던 ‘김일성 가면’을 둘러싸고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논란을 일으킨 가면은 10일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의 첫 경기가 열린 강릉 관동 하키센터에서 등장했다. 약 200명의 북한 응원단은 경기 시작 약 20분 전인 오후 8시 50분경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남한에도 잘 알려진 노래인 ‘휘파람’을 부를 때 일사불란하게 가면을 얼굴에 갖다 댔다. 가면은 젊은 남성의 얼굴로, 눈 부분에 조그만 구멍이 뚫려 있었다.

3, 4분 남짓 되는 노래가 끝난 뒤에는 더 이상 이 가면은 등장하지 않았다. 북한 응원단원은 모두 ‘내고향 합작회사’라고 적힌 쇼핑백을 들고 왔는데 여기에 가면 등의 응원도구를 담아 왔다. 가면이 등장한 건 문재인 대통령,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이 경기장에 도착하기 전이었다.

김일성 얼굴을 떠올리게 한 응원단 가면 사진이 온라인에 실시간으로 올라오면서 논란이 커지기 시작했다.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북한 응원단이 대놓고 김일성 가면 쓰고 응원한다”고 올렸다. 통일부는 11일 “현장 북측 관계자 확인 결과 (김일성 얼굴이라는) 그런 의미는 없다”는 해명 자료를 배포했다. 하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김일성을 연상시킨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이런 시한폭탄 같은 응원도구를 방치한 통일부가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 응원단의 가면 속 인물이 김일성일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수령제 국가인 북한에서 절대 존엄인 김일성의 눈을 뚫어 놀이용 가면으로 쓰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북한의 인민배우 강덕의 이미지와 비슷하다”고 추정했다. 강덕은 젊은 시절의 김일성 역할을 맡았던 배우였다. 한 탈북 인사는 “특정 인물이라기보다 북한에서 생각하는 전형적인 미남 얼굴 캐릭터에 가깝다고 본다”고 말했다.

강릉=박은서 clue@donga.com / 최우열·황형준 기자
#평창올림픽#북한#응원단#김일성#배우#강덕#하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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