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택 “정현, 페더러와 경기 자체가 굉장히 새로운 경험…즐기면서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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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월 25일 09시 34분


사진=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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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58위·한국체대)이 시즌 첫 테이스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 남자단식 4강에 진출한 가운데, 한국 테니스의 \'원조 전설\'로 불리는 이형택(42·은퇴)은 정현이 한국 테니스 역사를 새로 쓸 때마다 본인이 언급되는데 대해 "전혀 서운하지 않다"라며 "굉장히 (정현이) 대견하다"라고 밝혔다.

25일 CBS라디오 \'김현정 뉴스쇼\'에서 이형택은 \'정현 선수 기록 이야기할 때마다 같이 거론되는데 대해 기분이 좋으면서도 섭섭할 것 같기도 하다\'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형택은 2000년과 2007년 US오픈 16강에 올라 한국 선수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을 보유했었다. 또 2007년 세계 랭킹 36위까지 올라 한국 선수 역대 최고 랭킹을 기록했다. 하지만 정현이 호주오픈 4강에 진출하면서 이 기록들을 모두 바꿔놨다.

이형택은 "정현 선수가 아시아에서 8강, 4강 가기가 쉽지 않은데 같은 테니스인으로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정현 선수가 대견하고 제 기록을 깨는 건 아쉽거나 그렇지 않다"라며 "한국 테니스가 앞으로 한 발짝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후배 정현의 남다른 점에 대해 묻자 "정현이 고등학교 2학년 때인가 1학년 때 주니어 대회를 한번 같이 데리고 나간 적이 있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시합 전 준비과정, 시합을 하는 태도가 굉장히 좋더라"라며 "그때 정현이가 졌는데 제가 끝나고 \'너는 지금처럼 묵묵히 하면 100위 안에 무조건 간다.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이라고 이야기 한 적 있는데 이렇게 빨리 갈 거라고 생각 못했다"라고 답했다.

이어 "어떻게 보면 성실함을 자기의 장점으로 하면서 굉장히 빨리 올라설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또 "테니스가 공 하나에 게임의 분위기가 전체 바뀔 수 있다. 또 의사결정이 가장 많은 스포츠고"라며 "정현이 굉장히 지금 멘탈도 강해졌고 체력적인 부분도 강해져서 되게 업다운이 있을 만한 나이인데도 감정 컨트를을 굉장히 잘하면서 빨리 습득하는 스타일인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제가 봐도 정현과 상대하는 선수는 굉장히 답답할 것 같다"라며 "단점을 찾아볼 수가 없는 선수다"라고 덧붙였다.

26일 열릴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와 정현의 4강 경기에 대해선 "페더러 선수는 단순하지 않고 굉장히 여러 전술적인 부분들을 펼치는 선수다. 정현이 아마 즐기면서 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예상했다.

이어 "페더러와 경기한다는 자체가 아마 정현에게는 굉장히 새로운 그런 경험일 것 같다"라며 "어떻게 보면 조코비치 선수가 호주 오픈 6회를 우승했던 선수다. 그런데 그 선수를 상대로 정현이 전혀 밀리지 않고 이겼다. 또 조코비치 선수가 페더러 선수도 이겼지 않냐. 그렇기 때문에 정현 선수도 지금 상태로는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한편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는 2018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정현-페더러 4강전은 26일(한국시간) 오후 5시 30분에 열린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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