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의 티켓’ 놓친 이준형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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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차전 우승으로 1위 달렸지만… 프리서 점프 도중 두차례 넘어져
마지막 고비 못 넘기고 고개 숙여

갈라쇼마저 끝났지만 그는 좀처럼 경기장을 빠져나가지 못했다. 자신을 위로하는 동료 선수 한 명과 함께 텅 빈 빙판 위를 돌았다. 선수용 출입구가 아닌 대회 관계자용 출입구를 통해 경기장을 빠져나왔다. 눈앞에 다가왔던 꿈의 무대를 오를 기회를 놓친 허탈함은 그만큼 컸다. 남자 피겨 싱글 이준형(22·단국대·사진)이 후배 차준환(17·휘문고)에게 막판 대역전극을 허용하며 평창 올림픽 진출이 좌절됐다.

7일 서울 목동실내빙상장에서 열린 평창 올림픽 대표 최종 3차 선발전이 끝난 뒤 만난 이준형은 아쉬움이 큰 얼굴이었다. 이날 프리스케이팅 점프 시도 중 두 차례 넘어진 것이 뼈아팠다. 그는 이번 대회를 3위로 마쳤다.

이준형은 “주변의 기대치도 높았고 나 자신도 최선을 다했지만 마지막 긴장을 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애써 차분함을 유지하려 노력한 그는 “1차 대회 때부터 많은 대회를 치르는 것도 쉽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준형은 대회 뒤 갈라쇼에서 자신의 연기를 끝내고도 경기장에 남아 후배들의 연기를 지켜봤다. 그는 “앞으로는 후배들이 무대를 꾸며 나가게 될 것”이라며 “당연한 것 아니냐”고 맏형다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시상대에서도 차준환의 어깨를 쓰다듬으며 축하했다.

지난해 열린 1, 2차 선발전 우승자 이준형에게 평창 올림픽은 곧 다가올 현실이었다. 이준형은 지난해 9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네벨호른 트로피에서 5위로 한국의 평창 올림픽 출전권을 직접 따내며 자신감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마지막 실수 하나로 다 잡았던 기회를 놓쳐 버렸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남자 피겨 싱글 이준형#차준환#평창 올림픽 대표 최종 선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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