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원더우먼’ 이정은 “이젠 간결한 스윙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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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방건설과 3년 24억원 사인하고 의류-공-클럽도 파격조건 재계약
고향 순천 이어 태국서 맹훈 예정

2017시즌 KLPGA투어를 평정한 이정은이 연말을 맞아 어느새 내년 시즌 대비에 들어갔다. 이번 주부터 고향인 전남 순천에 내려가 근력 강화 위주로 본격적인 훈련을 재개한다. 13일 오전 수업에 앞서 한국체대 필승관에서 역기를 들고 있는 이정은. 한국체대 제공
2017시즌 KLPGA투어를 평정한 이정은이 연말을 맞아 어느새 내년 시즌 대비에 들어갔다. 이번 주부터 고향인 전남 순천에 내려가 근력 강화 위주로 본격적인 훈련을 재개한다. 13일 오전 수업에 앞서 한국체대 필승관에서 역기를 들고 있는 이정은. 한국체대 제공
이정은(21·한국체대)은 지난 몇 주 동안 시즌 때보다 더 일찍 일어나야 했다. 13일에도 새벽 칼바람을 뚫고 경기 용인 집을 떠나 오전 6시 30분부터 서울 송파구 한국체대에서 스트레칭과 달리기 등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이 학교 3학년에 다니고 있는 그는 오전 오후에는 밀린 수업을 듣고 필요한 학점을 취득했다.

주말에도 학교를 찾았다는 이정은은 “14시간 동안 학교에 있었던 적도 있다. 고단하기도 하지만 새롭게 뭔가를 한다는 보람이 컸다”고 말했다.

2017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사상 첫 6관왕에 오르며 필드를 지배한 이정은. 이번 주 학업을 마무리하는 그의 시선은 어느새 내년 시즌을 향하고 있다. 종강 후 바로 고향 순천으로 내려가 체력 훈련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번 시즌 27개 대회에서 예선 탈락 없이 20번이나 톱10에 든 이정은은 “부상 없이 체력 관리를 잘했던 건 행운이다. 그래도 시즌 후반부 힘에 부쳤다”고 말했다.
비시즌에도 내년을 대비해 한국체대에서 근력 강화운동을 하고 있는 ‘핫식스’ 이정은. 한국체대제공
비시즌에도 내년을 대비해 한국체대에서 근력 강화운동을 하고 있는 ‘핫식스’ 이정은. 한국체대제공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 힘들게 운동에 매달렸던 초심을 떠올리기에 최적의 장소인 순천에서는 4주 정도 근력 강화 위주의 프로그램을 소화한다. 이정은은 “요즘 행사가 많아 운동을 많이 못 했다. 순천에 가면 오전 6시부터 새벽, 오전, 오후에 걸쳐 6시간 정도 웨이트트레이닝에 집중한다. 연습 볼을 치고 퍼팅 훈련도 1시간 반 정도 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새해에는 두 달 정도 태국에 훈련 캠프를 차린다. “전지훈련 가서는 바람에 대한 샷 메이킹 훈련에 집중하려고요. 체력 소모를 줄이는 간결하고 부드러운 스윙으로 바꾸고 싶어요. 쇼트게임 훈련 비중도 높일 겁니다.”

이정은은 올해 거둔 성과에 힘입어 ‘스토브리그’에서도 훈풍을 맞았다. 대방건설과 3년 동안 총액 규모 24억 원 수준의 메인 스폰서 계약을 했다. 의류(팬텀), 클럽(캘러웨이), 볼(타이틀리스트) 등 용품 재계약도 모두 기존 조건보다 파격적인 수준으로 사인했다. 골프화는 나이키와 새롭게 계약했다.
이정은 왕정훈 등 한국체대 골프부 선수들이 박영민 지도교수와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한국체대 제공
이정은 왕정훈 등 한국체대 골프부 선수들이 박영민 지도교수와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한국체대 제공

한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는 “4세 때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되는 어려움을 극복한 남다른 사연과 올해 보여준 최고의 기량, 환한 미소로 상징되는 이미지 등 스토리가 많은 선수”라고 평가했다. 한국체대 골프부 박영민 교수는 “강한 의지의 소유자다. 어떤 목표를 정하면 하늘이 두 쪽이 나도 꼭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스타일이다”라고 칭찬했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한 해를 보낸 이정은은 내년 시즌 다승, 상금, 평균타수, 대상 가운데 2개 이상의 타이틀을 지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정은은 “주위의 많은 도움을 받아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나도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 아직 갈 길은 멀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이정은#골프#k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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