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쇼 제친 셔저… 2년째 NL 사이영상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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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승6패 평균자책점 2.51… AL선 클루버 통산 2번째 수상
나란히 부상 딛고 200이닝 넘겨

2017 메이저리그는 투수들이 고전한 한 해였다. 215이닝을 넘게 던지거나 19승 이상을 거둔 투수가 한 명도 없었다. 선발투수들의 소화 이닝이 계속 줄어들면서 불펜이 경기를 좌우하는 일이 잦아졌다. 장기 레이스에서 지친 선발투수보다 싱싱한 불펜을 조기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우는 용병술이 늘었다. 투수들의 구속이 늘면서 혹사나 부상 우려가 더욱 커지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2014시즌 118차례의 완투는 올 시즌 59차례로 정확히 반 토막이 났다.

16일 발표된 메이저리그 사이영상은 현대 야구에서 ‘내구성’이 가진 가치를 보여줬다. 내셔널리그에서는 16승 6패(203과 3분의 2이닝), 평균자책점 2.51 맥스 셔저(33·워싱턴)가 2년 연속이자 세 번째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아메리칸리그에서는 18승 4패(200과 3분의 2이닝), 메이저리그 최저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한 코리 클루버(31·클리블랜드)가 2014년에 이어 두 번째 사이영상을 받았다. 최근 10년간 사이영상 수상자 중 소화 이닝이 올해 두 선수보다 적었던 건 2014년 클레이턴 커쇼(198과 3분의 1이닝)뿐이다. 올 시즌 200이닝을 돌파한 선발투수는 클루버와 셔저를 포함해 15명뿐이었다.

클루버와 셔저는 올 시즌 부상으로 비슷한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투수 최고 영예를 안았다. 둘은 모두 안방에서 치른 디비전시리즈 5차전에서 패전투수가 되며 쓸쓸히 시즌을 마감했다.

9월에 부상으로 포스트시즌 계획이 뒤틀린 것도 비슷하다. 클루버는 양키스와의 디비전시리즈에서 2경기에 선발 등판해 홈런 4개를 포함해 평균자책점 12.79의 부진을 면치 못했다. 시즌 초반부터 시달렸던 허리 통증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셔저 역시 정규시즌 마지막 선발 등판 경기에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시카고 컵스와의 디비전시리즈 1차전이 아닌 3차전 선발 등판으로 노선을 변경해야 했다. 6과 3분의 1이닝 1실점으로 승패 없이 물러났던 셔저는 이틀 휴식 후 5차전에서 구원 등판했다가 4실점(2자책점)으로 역전을 허용했다. 셔저는 패배의 충격으로 “그 후 열흘 넘게 야구를 보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셔저는 수상 소식을 들은 뒤 “이번 주 아내의 출산이 예정돼 있다. 곧 아이가 세상에 나오게 돼 기다리는 나에게 너무 설레는 시간들이다. 사실 아내와 오늘쯤이면 병원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라서 다행”이라며 웃었다. 클리블랜드 투수로는 최초로 사이영상 두 개를 손에 쥔 클루버도 “올해는 예전보다 몸 문제로 신경을 많이 써야 했다. 하지만 컨디션 기복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배웠다”는 소감을 전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맥스 셔저#코리 클루버#2017 메이저리그 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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