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양현종-외국인 재계약, KIA 그룹의 해법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1월 1일 05시 30분


KIA 김기태 감독이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KS) 5차전에서 7-6으로 이겨 4승1패로 우승한 뒤 선수들로부터 헹가래를 받고 있다. 김 감독은 선수, 코치로는 경험하지 못했던 KS 우승의 염원을 감독이 되고 나서야 처음으로 이뤘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KIA 김기태 감독이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KS) 5차전에서 7-6으로 이겨 4승1패로 우승한 뒤 선수들로부터 헹가래를 받고 있다. 김 감독은 선수, 코치로는 경험하지 못했던 KS 우승의 염원을 감독이 되고 나서야 처음으로 이뤘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2017년은 KIA 천하였다. 통합우승으로 V11을 달성한 10월 30일, KIA 선수단은 숙소인 서울 리베라호텔로 이동해 축승회에 참가했다. 그룹 고위 관계자들까지 참석한 가운데 자정을 지나 새벽까지 여흥을 즐겼다. 그러나 이제 축제는 끝났다. 우승은 역사로 남게 됐고, 디펜딩 챔피언의 자격으로 미래를 준비해야할 시점이다.

당장 가장 큰 문제는 재계약이다. 우선 사령탑인 김기태 감독의 재계약에 관심이 쏠린다. 2014년 말 3년(2015~2017년) 총액 10억원의 조건에 KIA 8대 사령탑에 오른 김 감독은 2년간 리빌딩과 체질개선에 박차를 가한 뒤 3년째에 마침내 우승 약속을 지켜냈다. 어디부터 손봐야할지 모르는 팀을 3년 만에 정상으로 이끈 리더십을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우승 감독인 만큼 최고 수준의 대우가 기대된다.

정규시즌 20승과 KS MVP에 오른 에이스 양현종의 재계약 문제는 더 복잡하다. 지난해 말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해외진출을 타진하다 돌아왔지만, 구단이 먼저 FA 최대어 최형우를 4년 총액 100억원에 계약하는 바람에 실탄(예산)이 부족했다. 그래서 일단 1년 22억5000만원의 조건에 단기계약을 했다.

2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베어스와 KIA타이거즈 경기가 열렸다. 선발 투수로 등판한 KIA 양현종이 1-0 완봉승을 거둔 후 기뻐하고 있다. 광주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2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베어스와 KIA타이거즈 경기가 열렸다. 선발 투수로 등판한 KIA 양현종이 1-0 완봉승을 거둔 후 기뻐하고 있다. 광주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KBO 규약상 한 번 FA 자격을 얻은 선수는 4년 후에나 재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결국 당시 1년짜리 계약을 하는 대신 선수가 원할 경우 방출을 통해 해외 진출과 타구단 이적의 문까지 열어주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KIA나 양현종 모두 현재로선 재계약만 생각하고 있다. 다만 실제로 4년 계약을 하더라도 규약을 위반하지 않기 위해선 1년씩 재계약한 것처럼 발표해야하는 상황이다. 친정팀에 대한 애정과 충성심이 남다른 양현종은 KS 우승 후 MVP 공식 인터뷰 자리에서 “다른 팀이나 해외보다는 KIA를 먼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젠 공이 구단과 그룹으로 넘어갔다.

효자 노릇을 한 외국인선수 3명도 일단 재계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몸값이 관건이다. 올해 20승 투수로 우뚝 선 헥터는 축승회 자리에서 건배를 제의하면서 “보너스”를 외쳐 폭소를 유발했다. KIA로선 재계약시 외국인투수 최고 수준의 대우를 해주지 않을 명분이 없다. 시즌 도중 퇴출 위기를 맞기도 한 팻딘과 버나디나도 결국 성공작으로 판명났다.

KIA 헥터-팻딘-버나디나(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KIA 헥터-팻딘-버나디나(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KS 5차전에서 우승이 확정된 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덕아웃까지 내려와 김기태 감독을 포옹한 뒤 등을 두드리며 격려했다. 박한우 기아자동차 사장은 축승회에서 “한번 동행하면 영원히 동행해야하는 것 아니냐”며 건배사로 “동행”을 외치기도 했다. 그룹 차원에서 이번 우승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우승에 대한 논공행상을 기대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최근 그룹 안팎의 사정들이 여의치 않다. 노조와 통상임금 소송에서 패소하고, 소송비용 지출 등으로 인해 10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됐다. 해외 시장 판매실적도 부진한 상황이다. KIA 그룹과 구단이 8년 만에 우승의 열매를 따낸 김기태 감독과 양현종, 외국인선수 재계약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까.

이재국 전문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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