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맞수] 좌완 불펜의 핵 심동섭 vs 함덕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0월 26일 16시 48분


코멘트
KIA 심동섭-두산 함덕주(오른쪽). 스포츠동아DB
KIA 심동섭-두산 함덕주(오른쪽). 스포츠동아DB
단기전인 포스트시즌에선 선발투수도 중요하지만, 선발과 마무리를 이어주는 중간투수들의 역할도 소중하다. 특히 희귀자원인 좌완 불펜투수의 가치는 더욱 크다. 어느 쪽이 더 강한 좌완 불펜 키플레이어를 보유하고 있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때가 많다. 감독의 마운드 운영 계산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올해 한국시리즈(KS)도 마찬가지다. 30명씩인 KS 엔트리를 살펴보면 투수는 KIA가 12명, 두산이 13명이다. 좌완 불펜으로 분류될 수 있는 투수는 KIA에선 심동섭(26) 임기준(26) 고효준(34)의 3명, 두산에선 함덕주(22) 이현승(34)의 2명이다.

이들 중 상대를 압도할 만한 구위를 지닌 심동섭과 함덕주의 활약에 눈길이 모인다. 둘은 25일 벌어진 KS 1차전부터 선을 보였다.

심동섭은 비록 팀은 패했지만,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면서 향후 KS에서 중용될 가능성을 높였다. 3-5로 뒤진 7회 선발 헥터 노에시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동안 안타 1개를 맞았지만,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처리하는 놀라운 퍼포먼스를 펼쳤다. 첫 타자 류지혁을 4구만에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박건우에게 우중간 2루타를 허용했다. 실점 위기. 그러나 조금도 흔들림이 없었다. 특히 5회 백투백 홈런을 때려낸 상대 4번타자 김재환과 5번타자 오재일을 모두 삼진으로 낚았다.

KIA 심동섭.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심동섭.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심동섭은 그동안 KS 경험이 없었다. 포스트시즌 경험도 2011년 2경기 0.1이닝이 전부였다. 당시 실점은 없었지만 4타자를 맞아 안타 1개, 희생플라이 1개, 볼넷 2개를 내주는 데 그쳤다.

심동섭은 빼어난 구위를 갖고 있지만 컨트롤이 불안한 단점을 안고 있었다. 그래서 압도적 피칭을 하다가도 갑자기 흔들리는 ‘널뛰기 피칭’을 했다. 그러나 올해 생애 첫 KS 무대에선 일단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이 감각과 기분을 이어간다면 불펜이 약점으로 지적되어온 KIA로서도 큰 힘을 얻을 전망이다.

함덕주는 그동안 가능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도, 역시 롤러코스터 피칭으로 신뢰를 얻지 못했다. 그러나 올 시즌 5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일취월장된 기량을 발휘했다. 35경기(선발 24경기)에 등판해 9승8패2홀드, 방어율 3.67의 성적을 올렸다.

가을야구에 대비해 9월말 불펜으로 다시 전환해 적응력을 높였다. 이는 NC와의 플레이오프에서 ‘신의 한 수’로 작용했다. 4경기에서 1승1홀드를 올렸는데, 6.2이닝 동안 8개의 삼진을 잡으며 2안타 1볼넷 무실점의 역투를 펼쳤다. 그러면서 이제는 자타가 공인하는 두산 불펜의 에이스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2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베어스와 KIA타이거즈 경기가 열렸다. 7회말 교체 등판한 두산 함덕주가 역투하고 있다. 광주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2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베어스와 KIA타이거즈 경기가 열렸다. 7회말 교체 등판한 두산 함덕주가 역투하고 있다. 광주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KS 1차전에선 인상적인 투구를 하진 못했다. 선발 더스틴 니퍼트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7회에는 실책 1개가 나왔지만 무실점으로 막았다. 특히 앞선 5회 홈런을 친 로저 버나디나를 삼진으로 요리하며 기세를 올렸다. 8회에는 선두타자 최형우의 타구가 잔디를 맞고 2루수 오재원의 키를 넘는 불규칙 바운드 안타가 되면서 꼬였다. 나지완에게 볼넷을 내줘 무사 1·2루 위기를 맞이하면서 마무리 김강률에게 공을 넘겨주고 내려와야 했다. 여기서 김강률이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함덕주도 실점을 기록하지 않았다.

심동섭과 함덕주는 좌완으로 시속 140㎞대 중후반의 직구를 보유하고 있어 제대로 꽂히기만 하면 타자들이 쉽게 칠 수 없는 매력적인 카드다. 둘이 이번 KS에서 어떤 활약을 펼치느냐에 따라 팀의 운명에도 큰 영향을 미칠 듯하다.

광주 | 이재국 전문기자 keyston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