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정 14기 신인들의 성장통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0월 24일 05시 45분


박원규-이휘동-고정환(왼쪽부터)
박원규-이휘동-고정환(왼쪽부터)
박원규·이휘동 등 집중견제 당해 동반하락

전반기 승승장구하던 경정 14기 신인들이 성장통을 겪고 있다. 전반기 빼어난 활약으로 팬들의 관심을 모았던 이들이 약속이나 한 듯이 후반기 시작과 함께 동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경주 경험이 중요한 경정에서 신인이 데뷔 첫 해부터 좋은 성적을 내기는 쉽지 않지만, 전반기에 워낙 인상 깊은 활약을 펼쳐 아쉬움이 남는다.

그 중 훈련원 시절부터 14기 최강자 중 한 명으로 손꼽히며 주목을 받았던 박원규(24세, A1등급)의 부진이 특히 크게 다가온다. 전반기에만 무려 11승(준우승 8회)을 거두며 승률 31%, 연대율 54%로 한때 다승부문 10위 안에 들기도 했다. 데뷔 첫해 A1급으로 올라가는 경우를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경정에서 박원규는 후반기 시작과 함께 A1급으로 승급했다. 당연히 이런 기세가 후반기에도 계속될 것처럼 예상했다. 하지만 지금은 하락세가 심각하다. 현재까지 후반기 성적은 우승 없이 준우승만 4차례, 연대율은 17%에 머물고 있다.

전반기 4승(준우승 4회)를 거둔 이휘동도 후반기에는 2승(준우승 2회)만을 거두고 있다. 전반기 5승(준우승 2회)이었던 문성현은 8월 이후 단 한 차례도 5,6위권 이상의 성적을 내지 못할 정도로 극심한 부진에 빠져 있다.

전반기 6승(준우승 2회)의 고정환은 후반기 개점 휴업상태이다. 조규태, 하서우 등도 6월 이후 아직 우승이 없다. 유일하게 여자 선수인 김은지만이 후반기 우승 3회(준우승 3회)로 전반기보다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이처럼 신인들이 후반기에 부진한 원인은 무엇일까. 경정 전문가들은 기존 선수들의 견제를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기존 선수들은 데뷔 초기 신인을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 실전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인들이 예상 밖의 좋은 성적을 내면 조금씩 기존 선수들에게 견제를 받게 된다. 박원규의 경우 집중 견제로 인해 1턴 전개를 풀어가기가 전반기보다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경험 부족도 부진의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특히 여름철로 들어서며 모터의 힘이 전반적으로 하락하자 이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7월 이후 성적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성적 하락으로 자신감까지 떨어지면서 전반기 때보다 불안한 선회를 보이는 선수도 많아졌다. 다행히 가을로 접어들면서 낮아진 기온으로 모터 성능이 전반적으로 향상되자, 신인들이 조금씩 부진에서 벗어나려는 모습도 보인다.

경정전문가들은 “항상 시즌 막바지에 다가갈수록 하위권 선수들의 분전이 이어진다. 그중에서 조금씩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는 신인들이 조금 더 과감하게 승부를 펼칠 경우 남은 기간 동안 이변의 주역으로 좋은 활약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