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크의 기성용’ 막아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5일 03시 00분


코멘트

신태용호, 5일 밤 운명의 최종전
4경기 패스 73% 성공 키플레이어… 몸싸움 능한 장현수 전담마크 예상
9경기 7실점, 수비 강한 편이지만 센터백 기동력-체력 떨어지는 약점… 황희찬-이근호 돌파력 활용할듯

‘테크니션 오딜 아흐메도프(상하이 상강·사진)를 봉쇄하라.’

한국 축구의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명운이 걸린 우즈베키스탄전이 5일 밤 12시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부뇻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마지막 10차전에서 패하는 팀은 월드컵 본선 직행(각 조 1, 2위)이 좌절되기에 혈투가 불가피하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9위 한국은 우즈베키스탄(64위)과의 역대 전적에서 10승 3무 1패로 앞서 있다. 객관적 전력에서 이란(24위)보다는 못한 팀이지만 최종예선 4승 가운데 3승을 부뇻코르 스타디움에서 챙겼을 정도로 안방에서 강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린다. 삼벨 바바얀 우즈베키스탄 감독은 4일 “우즈베키스탄 축구 역사상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이런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신태용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무실점 승리가 목표”라며 수비 조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상대가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가진 팀이라 선제골을 내주면 경기를 뒤집기가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아시아축구연맹(AFC)에 따르면 아흐메도프는 중앙과 측면 공격수에게 침투 패스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으며 수비 진영까지 내려와 빌드 업을 시작한다. 한국의 ‘패스 마스터’ 기성용(스완지시티)과 비슷한 역할이다.

아흐메도프는 2009, 2011년 우즈베키스탄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실력파다. 우즈베키스탄이 승리를 거둔 최종예선 4경기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한 선수가 아흐메도프로 4경기에서 모두 73%가 넘는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다. 아흐메도프는 FIFA 홈페이지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한국과의 경기는 (월드컵 진출의) 마지막 기회다. 한국을 꺾지 못하면 우리는 이 나라에서 축구를 끝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아흐메도프를 막기 위해 수비형 미드필더의 전담 마크를 지시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몸싸움에 능한 장현수(FC 도쿄)가 아흐메도프 봉쇄의 특명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즈베키스탄의 약점은 중앙 수비진의 기동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중앙 수비수 안주르 이스마일로프(창춘 야타이·190cm)와 예고르 크리메츠(베이징 궈안·192cm)는 키가 커 공중 볼 장악 능력이 좋지만 순발력이 떨어져 상대 공격수의 침투에 약한 모습을 보여 왔다. 이 때문에 신 감독은 돌파에 능한 황희찬(잘츠부르크)과 이근호(강원)를 각각 최전방과 우측에 배치해 상대 뒤 공간 침투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이스마일로프와 크리메츠는 지난해 11월 한국과의 최종예선 5차전에서 선발로 나섰지만 후반에 급격한 체력 저하 현상을 보이며 장신 공격수 김신욱(전북·196cm)이 투입된 한국에 고전했다. 한국은 김신욱이 머리로 떨어뜨린 공을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결승골로 연결했다.

4일 ‘완전 정복―우즈베키스탄’을 주제로 세미나를 연 신문선 명지대 교수 역시 “아흐메도프를 초반부터 집중적으로 견제해야 한다”면서 “최종예선 9경기를 분석해 보면 우즈베키스탄은 60분(후반 15분)을 전후로 큰 차이가 있다. 안방에서 3승 1패를 거두며 4골을 넣었는데 그중 3골이 60분 이후에 나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즈베키스탄의 사막성 건조기후 탓에 방문 팀이 적응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시간을 중심으로 교체 카드를 잘 활용해야 한다. 9경기에서 7골(한국은 10실점)만 내 줬을 정도로 수비가 강하기에 불필요한 드리블은 금물”이라고 조언했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실점은 패배라는 생각으로 전술을 짜야 한다. 이동국과 같이 큰 경기를 많이 치러 정신력이 강한 베테랑들을 충분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타슈켄트=정윤철 trigger@donga.com / 이승건 기자
#한국 축구#러시아 월드컵#신태용#우즈베키스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