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언 브라더스’ 오거스타 높은 벽 실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11일 05시 45분


안병훈.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안병훈.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김시우·왕정훈 컷오프…안병훈 공동 33위 마감

한국선수들은 올해 마스터스에서 확실한 세대교체를 이뤘다. 2003년부터 2014년까지 12년 연속 오거스타 무대를 밟아왔던 ‘맏형’ 최경주(47)가 빠졌고, 단골손님이던 김경태(31)도 이번에는 초대받지 못했다. 군 복무 중인 배상문(31)도 볼 수 없었다. 그들을 대신해 2년 연속으로 초대장을 받은 안병훈(26)과 처음으로 초대장을 거머쥔 한국남자골프의 새로운 기대주 김시우(22)와 왕정훈(22)이 오거스타 내셔널 코스를 밟았다. 모두 20대로 신선한 바람이 기대됐다.

안병훈은 이미 익히 알려졌지만, 한·중 ‘핑퐁커플’ 안재형-자오즈민의 아들이다. 미국에서 골프유학을 한 그는 2009년 US아마추어챔피언십을 제패하며 이름을 알렸다. 그 덕에 이듬해 처음으로 마스터스 무대를 밟았다. 프로 데뷔 이후로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앞서 유러피언투어를 누비며 성장했다. 2015년 BMW PGA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남자골프의 새로운 에이스로 급부상했다.

안병훈과 달리 처음 마스터스를 경험한 김시우와 왕정훈은 패기가 넘쳤다. 그러나 세계 최고의 선수들만 초대하는 명인열전 마스터스는 새내기들에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김시우.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김시우.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김시우는 1라운드를 3오버파로 마치면서 컷 통과의 가능성을 높였다. 마스터스에 처음 출전한 19명 중 7번째 높은 순위였을 정도로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다. 또 그린재킷을 3번이나 입은 베테랑 필 미켈슨(미국)과 경쟁하면서 긴장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너무 일찍 긴장의 끈을 늦춘 탓일까. 2라운드에서 오거스타의 악몽을 제대로 경험하고 말았다. 무려 81타를 친 그는 호된 마스터스 신고식을 치르며 집으로 돌아갔다.

왕정훈도 오거스타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이틀 동안 무려 12오버파를 기록하며 생애 첫 마스터스 출전을 이틀 만에 마무리했다.

왕정훈.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왕정훈.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마스터스에 3번째로 도전한 안병훈은 유일하게 컷을 통과했다. 사흘 내내 오버파 행진을 벌이던 그는 최종일 경기에서 2언더파 70타를 치며 공동 33위로 대회를 마쳤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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