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에이스 양현종, 올핸 첫 단추부터 잘 뀄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5일 05시 30분


KIA 양현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양현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에이스 양현종은 건재했다. 평일임에도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안고 야구장을 찾은 1만8069명의 팬들 앞에서 호투로 기분 좋은 홈 개막전 승리를 이끌었다.

양현종은 4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SK와 홈 개막전에 선발등판해 6.2이닝 1실점으로 첫 승을 신고했다. 투구수는 97개였고, 5안타 3볼넷에 8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호투에도 팀 타선이 5회까지 1점밖에 얻어내지 못하면서 올해도 불운한 득점지원에 발목을 잡히나 싶었지만, 확 바뀐 타선이 6회 5점을 뽑아주며 6-1로 승리할 수 있었다.

고향팀 에이스라는 자부심, 양현종은 지난해 말 구단의 자금사정을 고려해 FA(프리에이전트)임에도 단년 계약을 했다. 1년 총액 22억5000만원. 일확천금을 앞두고도 KIA 팬들을 생각하며 후일을 기약했다. 매년 잘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지만, 양현종은 그렇게 KIA의 에이스로 남았다.

그 어느 때보다 KIA 팬들의 기대가 큰 시즌인 만큼, 홈 개막전의 문은 에이스 양현종이 열었다. 지난해 데뷔 처음 200이닝을 던졌고 시즌 직전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했지만, 양현종은 여전히 든든한 에이스의 모습이었다.

1-0으로 앞선 2회 선두타자 김동엽에게 좌익수 왼쪽으로 향하는 2루타, 박정권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고 동점을 내줬지만, 더 이상의 실점은 없었다. 2회 무사 1루에서 이재원을 2루수 앞 병살타로 잡아냈고, 연속볼넷으로 재차 1·2루 위기를 맞았지만 김강민에게 유격수 앞 땅볼을 유도했다. 5회에도 1사 1루서 대니 워스를 3루수 앞 병살타로 잡았다. 양현종은 이날 최고 148㎞의 직구 위주의 피칭을 이어갔다. 직구 66개, 체인지업 18개, 슬라이더 8개, 커브 5개로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매우 효율적인 피칭을 했다.

6회말에는 타선이 힘을 냈다. 나지완의 2타점 결승타와 김선빈, 김주형의 추가 적시타에 상대실책을 묶어 5득점하며 승리 요건을 갖췄다. 7회 2사 후 마운드를 파이어볼러 한승혁에게 넘긴 양현종은 이닝 종료 후 덕아웃 앞에서 모든 야수들을 맞이하며 고마움을 전했다.

경기 후 양현종은 “시즌 전에 큰 대회를 치르면서 몸을 빨리 만들었는데 그걸 유지해 좋은 피칭을 할 수 있었다. 컨디션이 너무 좋아서 초반에 힘이 많이 들어갔는데, 코치님이 밸런스 얘기를 해주셔서 컨트롤에 신경 썼다. SK 타자들이 워낙 공격적이어서 그걸 이용했다”고 밝혔다. 이어 “6회엔 나도 지쳐있는 상황인데 타자들이 점수를 뽑아줘서 힘이 났다. 올해는 투수들이 잘 버텨주면 타자들이 터져 좋은 결과가 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통산 88번째 승리다. 지난해엔 8번째 등판에서 첫 승을 신고했지만, 올해는 첫 등판부터 승리를 수확했다. 시즌 전 목표로 한 타이거즈 좌완 최다승 기록(김정수·92승)에도 한걸음 다가섰다. 김정수 재활코치는 타이거즈에서 88승을 거두고, SK와 한화에서 4승을 더했다. 그는 “첫 목표인 93승에 도달하면 더 마음이 편해질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광주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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