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당과 지옥 오간 우리카드, 봄바람 살랑인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2월 20일 05시 30분


19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2016-2017 NH농협 V리그’ 수원 한국전력과 서울 우리카드의 경기가 열렸다. 우리카드가 한국전력에 세트스코어 3-2로 승리한 뒤 선수들이 코트에서 기쁨을 나누고 있다.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19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2016-2017 NH농협 V리그’ 수원 한국전력과 서울 우리카드의 경기가 열렸다. 우리카드가 한국전력에 세트스코어 3-2로 승리한 뒤 선수들이 코트에서 기쁨을 나누고 있다.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우리카드의 지난 한 달은 그야말로 ‘천당과 지옥’ 사이였다. 1월 중순 팀 창단(2013년) 첫 4연승을 달릴 때만해도 이른 봄바람이 살랑거리는 듯했다. 그러나 달콤함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달 들어 거짓말 같은 4연패에 빠지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다시 먹구름이 드리워진 것이다.

어두운 분위기 속에 맞이한 19일 수원 한국전력전은 ‘봄 배구’의 향방이 달린 일전이었다. 경기 전까지 승점2 차이로 3위 한국전력을 쫓던 우리카드는 이날 패하면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이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상대 한국전력 역시 물러설 수 없었다. 이날 이긴다면 현대캐피탈을 제치고 2위 등극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외나무다리에서 웃은 팀은 우리카드였다. 우리카드는 한국전력을 풀세트 접전 끝에 3-2(22-25 25-22 25-21 22-25 15-13)로 꺾고 봄 배구 진출을 위한 불씨를 되살렸다. 순위는 한국전력에 승점 하나 뒤진 4위(승점 51). 반면 한국전력은 우리카드 4연패 탈출의 제물이 되고 말았다.

길고 긴 승부였다. 우리카드는 1세트를 내준 뒤 내리 두 세트를 따내 승리를 목전에 뒀다. 그러나 4세트를 져 승부를 5세트까지 몰고 갔고, 결국 14-13 박빙 상황에서 크리스티안 파다르(33득점)의 백어택 공격으로 일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승패의 중요성 탓에 날이 선 신경전은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계속됐다. 우리카드 김상우 감독과 한국전력 신영철 감독은 다소 애매한 심판 판정이 나올 때마다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강한 항의를 표했다. 비디오 판독 결과를 수긍하지 않고 추가 항의를 하는 장면도 심심치 않게 포착됐다. 양 팀 선수들 역시 흥분이 섞인 제스처로 날을 세웠다.

우리카드는 이 같은 민감한 분위기 속에서 평정심을 찾은 반면 한국전력은 14일 불거진 강민웅(32)의 ‘부정유니폼 사태’ 후유증을 잠재우지 못한 모습이었다. 코트 안팎에서 유독 심판 판정과 연관된 민감함이 드러났다. 당사자격인 신영철 감독은 경기 전 유니폼 사태를 두고 “경기를 관장해야할 감독관과 심판진이 규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1차적인 책임은 우리에게 있지만, 점수 삭감 등의 조치는 해당 관계자들의 잘못”이라며 일갈하기도 했다. 그러나 냉정한 승부의 세계에서 평정심을 찾지 못한 한국전력은 결국 중요한 일전에서 스스로 발목을 잡고 말았다.

수원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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