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가 된 ‘탱크’ 최경주… “다시 날자꾸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1일 03시 00분


코멘트

한국골프 맏형 최경주의 2017 각오

한국 골프의 맏형 최경주(47)가 12일 미국 하와이 주 호놀룰루에서 개막하는 PGA투어 소니오픈을 통해 2017년 첫 대회를 치른다. 최경주는 “선수는 성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2011년 이후 우승이 없었는데 올해 좋은 기회가 올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준비를 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민수용 작가 제공
한국 골프의 맏형 최경주(47)가 12일 미국 하와이 주 호놀룰루에서 개막하는 PGA투어 소니오픈을 통해 2017년 첫 대회를 치른다. 최경주는 “선수는 성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2011년 이후 우승이 없었는데 올해 좋은 기회가 올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준비를 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민수용 작가 제공
  ‘탱크’ 최경주(SK텔레콤)에게 2017년 새해는 남다르게 다가온다.

 호적상으로 1970년생인 그는 실제로는 1968년생이라 이제 세는나이로 50인 셈이다.

 필드에 서는 순간이 소중하기만 하다는 최경주는 미국 하와이에서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한다. 12일(현지 시간)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CC(파70)에서 막이 올라 나흘간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소니오픈에 출전한다. 최경주는 2008년 이 대회에서 우승하며 각별한 인연을 보였다. 이 골프장 클럽하우스에는 최경주가 트로피를 들고 있는 사진이 걸려 있다.

 최경주는 10일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에 있으면 은퇴할 나이인데 PGA투어에서는 어린 선수들과 경쟁하니까 몸도 마음도 새로워진다. 아직 팔팔하다”라며 웃었다.

 2019년까지 PGA투어 출전권을 갖고 있는 최경주는 “2017년을 우승할 수 있는 마지막 시즌으로 보고 있다. 올해 한두 번의 기회가 꼭 올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강한 의욕을 보였다. 해가 바뀔수록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는 몸 상태를 감안한 비장한 각오다. 그는 2011년 ‘제5의 메이저’라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PGA투어 통산 8승을 올린 뒤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10일 미국 하와이 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CC에서 자신이 우승했던 2008년 소니오픈 시상식 사진을 가리키고 있는 최경주. 최경주 인스타그램
10일 미국 하와이 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CC에서 자신이 우승했던 2008년 소니오픈 시상식 사진을 가리키고 있는 최경주. 최경주 인스타그램
 우승에 목마른 최경주는 지난해 하반기 평소 즐기던 술부터 끊었다. 그 대신 강도 높은 체력 훈련으로 92kg이던 체중을 85kg까지 줄였다. 허리 사이즈가 1.5인치 줄어 바지가 헐렁해질 정도라는 최경주는 “예전에는 의도적으로 무리하게 살을 빼다 보니 스윙 밸런스가 무너졌다. 이번에는 식이요법과 꾸준한 운동으로 자연스럽게 감량해 스윙이나 비거리에는 큰 변화가 없다. 근력을 키워 스윙 안정성을 더 높였고 지구력도 좋아졌다”라고 말했다.

 지난 연말에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최경주 재단에서 육성하는 골프 꿈나무 20여 명과 3주 동안 중국 광저우에서 동계훈련을 실시했다. 10대 유망주들을 직접 가르치고 시범을 보인 최경주는 “아이들과 함께 지내다 보니 개별 훈련을 할 때보다 깊이 있는 훈련을 하게 됐다. 컨디션이 그 어느 때보다 좋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최경주는 지난해 말 계약 기간이 끝난 SK텔레콤과도 3년 더 동행하기로 해 한결 홀가분하게 경기에 집중하게 됐다.

 최경주가 처음 PGA투어에 진출한 2000년 한국 선수는 그뿐이었다. 그의 뒤를 잇는 후배들이 하나둘 늘어나면서 이번 대회에는 노승열, 강성훈, 김민휘, 김시우 등도 출전하며 양용은과 김형성은 초청을 받았다.

 최경주는 “후배들이 있어 든든하고 자랑스럽다. 그들이 열심히 공을 치는 모습을 보면 나 역시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꿈을 이루기 위해 계속 도전하겠다”라고 다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최경주#탱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