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분데스리가의 관중 동원력은 유럽 내에서도 최고 수준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 등 유럽 빅리그들 가운데서도 연간 관중수만 놓고 보면 부동의 1위는 분데스리가다.
올 시즌 분데스리가에선 전반기 16라운드까지 약 600만명(1부리그 기준·평균 4만1226명)의 관중이 축구장을 찾았다. 지난 시즌 기준으로 보면 분데스리가의 평균 관중은 4만2421명으로 전 세계 축구리그를 통틀어도 1위였다. 2위 프리미어리그 3만6451명, 3위 프리메라리가 2만8191명, 4위 세리에A 2만2644명 등 다른 리그들과 비교해도 상당한 격차가 있다.
분데스리가 관중수 부동의 1위는 ‘꿀벌군단’ 도르트문트다. 지난 시즌 평균 8만760명이 홈구장 지그날 이두나 파크를 찾았고, 올 시즌 전반기에도 8차례 홈경기 동안 평균 8만1072명(총 64만8579명)이 입장했다. 특히 흔히 ‘노란 장벽’으로 불리는 남측 트리뷔네는 약 2만50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데, 한 측면만으로도 웬만한 구단의 평균 관중을 웃돈다.
바이에른 뮌헨이 평균 7만5000명으로 2위에 올랐다. 전반기 총 9번의 홈경기 동안 67만5000명이 입장해 누적 관중수에선 1위였다. 바이에른 뮌헨의 홈구장 알리안츠 아레나도 늘 만원관중으로 문전성시를 이루곤 한다. 이밖에 샬케04가 평균 6만750명(총 48만6007명)으로 3위, 함부르크SV가 평균 5만2522명(총 42만0181명)으로 4위, 묀헨글라트바흐가 평균 5만1545명(총 46만3906명)으로 5위를 차지했다.
지표로 나타나듯 분데스리가의 특징은 팬들의 적극적 응원문화다. 많은 관중수는 그만큼 축구를 응원하는 팬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독일은 예로부터 다른 나라들과 달리 지방분권이 잘 이뤄진 국가였다. 이 때문에 각 지방의 특색과 그 지방의 자부심이 축구로 이어졌고, 저마다의 지역을 연고로 지역색이 강한 응원문화를 만들었다. 다른 리그들에선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격렬한 제스처와 퍼포먼스의 향연이 분데스리가의 구장을 수놓는다.
아울러 지역적 특색은 많은 더비를 창출했다. 데어 클라시커(바이에른 뮌헨-도르트문트)를 제외한 레비어 더비(도르트문트-샬케)부터 노르트 더비(함부르크-브레멘), 라인 더비(쾰른-레버쿠젠) 등 독일에 존재하는 여러 더비들은 지역 라이벌의 대결이 축구로까지 확장된 사례다.
스포츠에선 지역연고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여느 국가의 스포츠 리그가 그렇듯 분데스리가도 마찬가지다. 축구를 통해 각 지역의 색깔이 형성됐고, 축구는 곧 그 고장의 자부심이 됐다. 이제 축구도 하나의 비즈니스가 됐지만, 아직 독일인들에게 축구는 비즈니스가 아닌 자기 고장의 자랑이자 하나의 가족인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