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 건 박지수, 데뷔 첫 더블더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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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스타즈 신인… 첫승 후 자신감 쑥
“미리 주눅들 필요없다는 것 깨달아”

 훈련이 끝나면 연락을 주기로 했던 박지수(18·KB스타즈·사진)는 25일 오후 8시가 돼서야 전화를 걸어왔다. 프로 데뷔 후 처음 맞는 크리스마스. 받고 싶은 선물로 ‘외박’을 꼽았던 열여덟 소녀는 바람과는 달리 26일 열리는 삼성생명과의 경기 준비로 이날 숙소를 벗어나지 못했다.

 합숙소에서 보낸 첫 크리스마스 소감을 묻자 박지수는 “어제는 그나마 경기도 하고 팬분들도 많이 오셔서 ‘크리스마스이브구나’ 했는데 오늘은 막상 숙소에만 있어서 크리스마스인지도 모르겠다. 트리도 못 보고 지나갔다”며 웃었다. 그는 “그래도 오늘 훈련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수비 연습이 잘됐기 때문인데 경기에서도 오늘 연습처럼만 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냐는 질문에 박지수는 “단장님이 화장품을 주셨다”고 했다. 평소 ‘생얼’로 다니는 박지수도 가끔 친구들을 만날 때면 큰마음 먹고 화장도 한다고 했다.

 ‘한국 여자 농구를 10년 이끌 인재’라는 관심 속에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첫 승을 이루기까지 박지수는 2연패의 아픔을 견뎌야 했다. 데뷔전 패배에 눈물도 쏟았다. “데뷔전을 최강팀이라 불리는 우리은행과 치른다는 게 심리적으로 부담이 됐어요. 반대로 생각하면 잃을 것도 없으니 자신 있게 하자고 마음을 다잡았는데 막상 코트에 들어가니 압박이 많이 되더라고요. 패턴도 알지 못해서 어디로 움직여야 할지 갈팡질팡했어요.”

 팀에 방해가 될까 봐 적극적으로 경기를 하지 못했다는 박지수는 몇 차례 시행착오 끝에 ‘경기 시작 전부터 주눅 들 필요는 없겠구나’라고 깨달았다고 했다. “이제 매 경기 더블더블 기록을 목표로 욕심을 내보려고요.” 부상으로 조금 늦게 시즌을 시작한 그는 신인상은 물론이고 팀 우승까지 내심 바라고 있다. 외국인 선수들의 슛도 손쉽게 블록해 내며 가능성을 증명한 박지수에게 불가능한 도전도 아니다.

 박지수는 26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삼성생명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전에서 초반부터 적극적인 공격을 펼치며 데뷔 후 첫 더블더블(12득점, 13리바운드)을 기록했다. 하지만 팀은 경기 종료 직전 두 차례 연이은 결정적 실책으로 70-75로 역전패했다. 삼성생명은 4연패를 탈출하며 신한은행과 공동 3위(7승 10패)에 올랐고 KB스타즈는 공동 3위 도약과 시즌 첫 연승 도전을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임보미기자 bom@donga.com
#kb스타즈#박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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