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차 징크스’ 김세영, 다시 기본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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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시즌 대비 위해 일찌감치 출국
후반 멘털 무너지고 체력 관리 소홀, 올림픽-메이저 대회 기대 이하 성적
“정신력-근력 키워 메이저 우승 도전”

기대를 모았던 2016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아쉬움을 남긴 김세영이 일찌감치 2017시즌 대비에 들어가며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KLPGA 박준석 씨 제공
기대를 모았던 2016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아쉬움을 남긴 김세영이 일찌감치 2017시즌 대비에 들어가며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KLPGA 박준석 씨 제공
 김세영(23·미래에셋)은 내년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대비를 위해 지난 주말 일찌감치 한국을 떠났다.

 2017시즌 개막전은 한 달도 더 남았지만 연말연시를 즐길 여유가 없다는 게 그의 얘기다. 올해 말 계약기간이 끝나는 미래에셋과도 2년 재계약을 마쳤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김세영의 이름값에 걸맞은 최고 수준의 대우를 했다”고 전했다.

 김세영은 “지난 한 해가 너무 아쉽다. 미국에서 이사를 했는데 골프장 안에 위치한 새 집에서 새로운 꿈을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LPGA투어에서 3승을 올리며 신인상을 차지했던 그는 이번 시즌 2승을 거뒀다. 전년도 4위였던 상금 랭킹은 6위로 밀렸다. 지난해 말 7위였던 세계 랭킹이 올해 말에는 6위가 됐다. 정체된 느낌을 주고 있는 그는 “2016년은 낙제점을 줘야 한다. 올림픽과 메이저 대회에서 기대에 못 미쳤다. 시즌 초반 좋았던 페이스가 후반 들어 꼬여 버렸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치열한 경쟁 끝에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의 꿈을 이뤘지만 메달은커녕 공동 25위에 그쳤다. 메이저 대회에서도 최고 성적은 5위였다. 김세영은 큰 무대에서 부진한 이유에 대해 “정신적인 부분이 컸다. 우승을 향한 열망이 클수록 마음을 편하게 먹고 유연하게 대처했어야 했는데 잘해야 한다는 강박감에 몸마저 딱딱하게 굳었다”고 진단했다.

 10월 이후 4개 대회에서 모두 20위 밖으로 밀려난 것에 대해서도 씁쓸해 했다. “시즌 도중 스윙을 고치려다 혼돈의 시기가 찾아왔어요. 신인 때는 홀가분하게 투어에 적응했는데 올해는 뭘 좀 알게 됐다고 머릿속이 더 복잡해졌어요.”

 2년 차 징크스를 인정한 김세영은 기본을 강조했다. 태권도 선수 출신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타고난 강골로 유명한 김세영은 “솔직히 체력만큼은 자신 있다는 생각에 별 관리를 안 했다. 쉴 때도 책을 보거나 음악을 들었다. 하지만 1년 내내 일정한 컨디션을 유지하려면 땀을 쏟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올 시즌에는 피트니스 클럽에서 매주 4, 5회 전문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으며 골프에 필요한 근육을 키우는 한편 대회 기간에도 근력 강화 운동에 매달릴 계획이다.

 멘털 트레이닝도 과제로 정했다. “쉽게 감정에 휘말리는 경우가 많았는데 극복해야 합니다. 무모한 공략으로 스코어가 불어날 때도 있어요. 냉정하게 돌아갈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죠. 박인비 언니 같은 강한 정신력을 배우고 싶어요.”

 2017년을 골프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삼겠다고 밝힌 김세영은 “메이저 우승과 2020년 도쿄 올림픽을 향해 다시 뛰겠다”고 다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김세영#미국여자프로골프#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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