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손’ 안현수

  • 동아일보

3년 만의 국내대회 출전 노메달… 500m에선 한승수 밀어 실격 처리

 마음은 홀가분하다고 했지만 결과는 아쉬움이 남았다.

 3년여 만에 국내에서 열린 대회에 참석한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31·사진)가 이번 대회를 노 메달로 마무리했다. 16∼18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4차 월드컵 500m, 1500m, 5000m 계주에 출전한 안현수는 18일 500m에서 결선에 올랐지만 실격 처리되며 노 메달에 그쳐야 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결선에서는 한국 대표팀 한승수(25)를 밀어 실격 처리가 됐다. 안현수는 첫 커브 구간에서 한승수를 추월하려다 팔로 밀어 넘어뜨린 뒤 3위로 경기를 마무리했지만 동메달은 4위로 들어온 한승수에게 돌아갔다. 경기 뒤 한승수에게 사과를 전한 안현수는 “내가 조금 급했던 것 같다. 오랜 시간 경기를 해왔지만 늘 배우게 된다. 나도 승수도 아쉽게 경기를 마무리해서 아쉽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재활에 집중했던 안현수는 올 시즌 1, 3차 월드컵 500m에서 동메달을 따며 이번 대회 메달 획득의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결국 체력이 문제였다. 안현수는 “막판 스퍼트 등 내가 원하는 스케이팅을 하기 위해선 아직 체력적인 부분이 보완돼야 한다. 앞으로 대회가 더 있기 때문에 (이번 대회는) 거쳐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 기분은 홀가분하다”고 했다. 또 “올림픽 때마다 항상 첫 종목을 중요시하는데 이번에도 1500m를 중심으로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구체적으로 생각하겠다”고 덧붙였다.

 평창 겨울올림픽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안현수에게 강릉아이스아레나는 자신의 고별무대가 될 경기장이다. 안현수는 “500m밖에 결선에 못 올라갔는데 많은 국내 팬들이 응원해 줘서 큰 힘을 얻게 됐다”며 감사의 말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강릉=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안현수#빅토르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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