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3관왕’ 안현수 도핑 불똥?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6일 03시 00분


“러 15명 소변 샘플 조작” 드러나… 안현수도 재검사 받아야 할 처지

 러시아 도핑 스캔들의 불똥이 쇼트트랙의 ‘황제’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31·사진)에게도 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평창 겨울올림픽 테스트 이벤트(국제빙상연맹 쇼트트랙 4차 월드컵)’ 참가를 위해 14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훈련을 하던 안현수도 “그런 부분(도핑)이 부각되면 선수들이 부담스러워하지 않을까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안현수는 러시아 선수로 출전해 금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따내며 대회 최고의 선수로 집중 조명을 받았다. 안현수의 눈부신 활약으로 올림픽 쇼트트랙에서 단 한 개의 메달도 따내지 못했던 러시아는 소치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로 한국을 포함한 쇼트트랙 강국을 제치며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러시아의 국민 영웅으로 떠오른 안현수는 올림픽이 끝난 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훈장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가 선수들을 상대로 조직적인 도핑을 실시한 사실이 드러나고, 도핑에 연루된 선수가 1000여 명이 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안현수의 소치 올림픽 성적을 둘러싼 논란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15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훈련을 하던 선수들 사이에서도 “최근 러시아 선수들의 하락세가 도핑 스캔들과 연관 있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소치 올림픽에 출전한 러시아 선수들의 소변 샘플을 모두 재조사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지난주 발표된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보고서에는 ‘소치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러시아 선수 15명이 소변 샘플을 조작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안현수도 도핑 재검사를 받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에 대해 안현수는 “한 번의 부상으로 실패했고, 힘든 시간을 보낸 후 소치 올림픽에서 힘들게 메달을 땄다”고 말했다. 그는 “평창 올림픽이 1년 남짓 남았으니 힘들어도 버텨서 마무리를 잘하도록 하겠다”며 “평창 올림픽에서는 메달에 욕심을 내기보다 즐겁게 하겠다. 의미 있는 마무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강릉=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안현수#도핑#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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