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당당한 추가골 ‘뜨거운 안녕’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2월 15일 05시 45분


전북 이종호(오른쪽)가 14일 일본 오사카 스이타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마멜로디 선다운스(남아공)와의 2016 FIFA 클럽월드컵 5·6위 결정전에서 전반 29분 2-0으로 달아나는 추가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이날 오전 울산현대로 트레이드된 이종호가 전북 유니폼을 입고 치른 마지막 경기였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전북 이종호(오른쪽)가 14일 일본 오사카 스이타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마멜로디 선다운스(남아공)와의 2016 FIFA 클럽월드컵 5·6위 결정전에서 전반 29분 2-0으로 달아나는 추가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이날 오전 울산현대로 트레이드된 이종호가 전북 유니폼을 입고 치른 마지막 경기였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3대2 트레이드 울산행 통보 불구
클럽월드컵 전북 고별전서 골맛


만남이 있으면 이별도 있다. 그러나 헤어짐은 쉽지 않다. 전북현대는 이종호(24)-김창수(31)-최규백(22)을 울산현대로 보내는 대신 이재성(28)-이용(30)을 데려오는 3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구단간 합의를 마치고 공식 발표를 한 14일은 전북이 유난히 길었던 한 시즌을 마감하는 날이었다. 일본 오사카 스이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마멜로디 선다운스(남아공)와의 2016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5·6위 결정전을 앞두고서였다.

이날 오전 전북 최강희(57) 감독은 3명과 차례로 대화했다. 소문을 접했고 마음의 준비를 해온 터라 충격이 아주 크진 않았다. 스승은 시즌 내내 희생한 모두에게 미안함과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런데 고민은 또 있었다. 선다운스전 선발투입을 미리 통보해두었던 이종호였다. “마음이 힘들 것이다. 출전은 네가 결정해도 좋다”는 최 감독의 말에 이종호는 단호히 “뛰고 싶다”고 답했다.

오사카에서 맞은 고별전. 이제는 적이 될 동료들과 나눈 식사와 숙소 출발∼경기장 도착∼몸 풀기∼팀 미팅, 그라운드 입장과 도열∼킥오프 휘슬 등 순간순간이 특별했다. 평소처럼 행동하고 웃었으나, 느낌은 똑같지 않았다. 특히 클럽 소속으로는 쉽게 밟을 수 없는 세계무대였다. 정말 간절히 뛰었다. 전반 18분 김보경(27)의 선제골 때 밝은 미소를 지었던 이종호는 11분 뒤 고무열(26)의 크로스를 추가골로 연결했다. 5위 상금 150만달러(약 17억5000만원)를 예약하는 듯한 골이었다.

전반 막판 상대의 자책골로 3-0까지 달아난 전북은 후반에도 선다운스를 몰아쳤다. 초반 실점하며 추격을 허용하는 듯했으나 잘 버텼다. 변치 않고 헌신한 이종호는 후반 33분 교체될 때까지 78분을 뛰었다. 그의 바통을 넘겨받은 김신욱(28)의 헤딩 쐐기골로 전북은 4-1 완승을 거뒀다. ‘전북 맨’ 이종호는 그렇게 이별 앞에서 당당할 수 있었다.

오사카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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