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남자부 OK저축은행 마르코(28·몬테네그로)는 15일 경기 중 발목을 다쳤다. 발목까지 올라오는 농구화를 신고 경기에 나섰지만 부상을 막지는 못했다. 같은 팀 세터 이민규(24)도 농구화를 신고 경기를 조율했다. 이날 OK저축은행에 3-2(21-25, 25-23, 20-25, 25-22, 15-11)로 역전승한 현대캐피탈에서도 농구화를 신은 선수가 여럿이었다.
여자 선수 사이에서도 농구화는 인기다. IBK기업은행 김희진(25)도 이날 경기에서 농구화를 신고 11점을 올리면서 팀이 도로공사에 3-0(25-19, 25-21, 25-16)으로 완승을 거두는 데 보탬이 됐다. GS칼텍스 한송이(32) 역시 대표적인 ‘농구화 마니아’로 꼽힌다.
배구 선수 사이에서 농구화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점프를 많이 한다는 공통점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두 종목 신발은 갈수록 닮아가고 있다. 배구 선수들은 “신발을 보여주고 ‘이게 농구화인지 배구화인지 알아맞혀 보라’고 하면 못 맞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라고 말한다. 한 여자 선수는 “발볼이 좁은 편이라 배구화를 신으면 발이 신발 안에서 논다는 느낌이 있었다. 우연히 농구화를 신어 봤는데 발에 더 잘 맞고 쿠션감도 좋아서 그 뒤로 계속 농구화를 신고 있다”고 말했다. “농구화가 배구화보다 더 튼튼하다”는 선수도 있었다. “배구화보다 농구화가 디자인이 더 낫다”는 선수도 많다. 세계적으로 농구가 배구보다 인기가 있기 때문에 농구화는 배구화보다 디자인이 더 다양하다.
한국배구연맹(KOVO) 경기요강에는 ‘한 팀 선수들의 신발 종류 및 색상은 자율로 한다’고 돼 있기 때문에 농구화를 신는 게 규정 위반은 아니다. 하지만 계약 문제는 있다. 구단별로 특정 브랜드와 용품 공급 계약을 맺고 있어 해당 브랜드 신발을 신고 경기에 나서는 게 원칙이다. 이 때문에 농구화를 신고 코트에 나온 선수들은 테이프 등으로 상표를 가리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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