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패 양보없다” vs “올해만큼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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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
김태형 “우승 징크스 반드시 극복”… 김경문 “2등 하면 가슴 많이 아파”
니퍼트-스튜어트 1차전 선발 대결

 프로야구 두산 김태형 감독(49)은 지난해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걸출한 입담으로 분위기를 뜨겁게 만든 일등공신이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를 앞둔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는 달랐다. 김 감독은 “오늘도 입담을 기대해도 좋은가”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제 옆에는 김경문 감독님이 계십니다. 그런 건 기대하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라며 웃었다. 그러자 김경문 NC 감독(58)은 “김태형 감독은 예전부터 마이크 앞에서 강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말수가 적어지리라고 생각합니다”라며 가볍게 선공을 날렸다.

 늘 당당한 김태형 감독이지만 김경문 감독 앞에 설 때면 유독 작아진다. 김경문 감독은 두산에서 8년간 감독으로 지내며 현재 두산의 화수분 야구를 만든 주인공. 선수, 지도자 시절을 모두 김경문 감독 밑에서 보낸 김태형 감독으로서는 몸을 낮출 만하다.

 하지만 예의는 예의고, 승부는 승부다. 현재와 과거의 두산을 이끌었던 두 김 감독은 “배우려고 노력한다”며 서로를 칭찬하면서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놓고서는 양보하지 않았다.

 김태형 감독은 “부임 첫해 우승을 했지만 2연패 욕심이 굉장히 크다”고 말했다. 두산은 전신인 OB 시절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에 한 차례(1995년) 성공했지만 ‘우승 뒤 부진’의 징크스에 시달리며 아직까지 한국시리즈 2연패는 한 번도 해내지 못했다. 

 두산 유니폼을 입고 한국시리즈에서 세 번이나 고배를 마신 김경문 감독도 올해만큼은 1등자리에 꼭 오르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김 감독은 “2등이 잘못된 건 아니지만 2등을 하면 가슴이 많이 아프다. 이번 기회에 (저에게 붙은) 2등 타이틀을 벗겨 보고 싶다”고 말했다.

 NC의 최고참 이호준(40) 역시 팀의 창단 첫 우승에 자신의 이름 석자를 꼭 새겨 넣겠다는 각오다. 그는 “NC에 온 첫해에도 마지막은 꼭 우승으로 멋지게 마무리하고 싶다고 했는데 이번에 기회가 왔기 때문에 놓치지 않고 싶다”며 “작년에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 뒤 김태형 감독에게 축하 전화를 했다. 그리고 ‘내년에는 저희가 꼭 우승하겠다’고 한마디 더 했다. 그 약속 꼭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누구보다 끈끈한 사제의 정을 품고 있지만, 어느 때보다 우승이 간절한 두 김 감독의 한국시리즈 첫 대결은 29일 오후 2시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두산 선발은 니퍼트, NC는 스튜어트.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야구#한국시리즈#두산 베어스#김태형#nc 다이노스#김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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