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두산의 KS 2차전 선발은 장원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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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10월 29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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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장원준. 스포츠동아DB
두산 장원준. 스포츠동아DB
두산이 29일 열리는 한국시리즈(KS) 1차전 선발투수로 더스틴 니퍼트를 결정한 것은 두산 안팎에서 모두 수긍할 수 있는 선택이다. 시즌 방어율 2점대(2.05)에 22승(3패)을 거둔 투수를 안 내는 것이 오히려 말이 안 된다. 니퍼트가 나오면 NC 외국인투수 재크 스튜어트와의 선발 매치업에서도 우세를 점할 수 있다.

오히려 두산의 고민은 30일 펼쳐지는 KS 2차전 선발투수였다. NC 선발 원투펀치의 남은 1명인 에릭 해커의 출격이 유력한 경기다. NC의 3~4선발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을 고려할 때, 두산 2번째 선발투수의 비중이 커진다. KS 2차전만 잡으면 15승 이상 선발투수만 4명을 갖춘 두산은 KS 3~4차전에서 절대 우세를 점할 수 있다. KS를 조기에 끝낼 수도 있다.

여기서 두산 김태형 감독의 선택은 좌완 장원준이었다. NC 상대로 노히트노런(6월30일 잠실)을 거둔 18승 투수 마이클 보우덴, 잠실구장에서 유난히 강한 유희관(잠실 방어율 2.99, 9승1패)을 포기하면서까지 낙점한 카드다.

두산이 굳이 2차전 선발로 장원준을 고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장원준의 빅게임 피처로서의 경험치를 높이 샀다. 장원준은 지난해 포스트시즌과 프리미어12 등 팀의 명운이 걸린 단기전에서 안정적 호투를 해줬다. 특히 지난해 플레이오프(PO) 5차전 NC전과 KS 3차전 삼성전 선발승은 두산 우승에 결정적이었다. 이런 기억을 두산 코칭스태프는 잊지 않고 있다.

또 하나의 이유는 좌완이라는 특성이다. 한용덕 두산 투수코치는 “우완 니퍼트 다음에 나오는 투수는 무조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니퍼트가 워낙 위력적인 공을 던지기 때문이다. 결국 니퍼트 다음 투수는 스타일이 달라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두산이 KS 3차전에 우완 보우덴, 4차전에 좌완 유희관으로 ‘좌우’를 섞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컨트롤 피처인 유희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장원준이 구위에서 앞선 현실도 고려됐을 것이다. 두산은 시즌 막판 유희관을 불펜으로 기용한 적도 있다. KS 4차전 이후 불펜 전환도 생각한 포석이라고 볼 수도 있다.

두산이 판타스틱 4선발을 이렇게 배열하며 장원준은 잠실구장에서만 두 차례 등판(KS 2차전과 6차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흥미로운 사실은 정규시즌 방어율 3.32인 장원준이 투수친화적인 잠실(3.87)에서는 성적이 나빴다는 것이다. 이제 장원준이 두산의 선택이 옳았음을 입증할 시간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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