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 우승’ 에루페가 졌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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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km 지점서 발목 통증… 5위 그쳐… 케냐 키프로티치 2시간6분58초 우승

  ‘청양 특급’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28·청양군청)가 처음으로 우승에 실패했다. 에루페를 제치고 새로운 황제로 등극한 선수는 케냐의 동갑내기 필렉스 킵치르치르 키프로티치였다.

 키프로티치는 16일 동아일보 2016 경주국제마라톤에서 2시간6분58초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우승 상금 5만 달러를 거머쥐었다. 13초만 시간을 줄였어도 대회 기록(2시간6분46초) 상금 5만 달러를 더 받을 수 있었다.

 지난해 서울국제마라톤에서 세웠던 개인 최고기록을 1초 앞당긴 키프로티치는 풀코스 완주 7차례 만에 처음으로 국제대회에서 월계관을 썼다. 키프로티치가 지난해 개인 최고기록으로 2위를 했을 때 1위는 2시간6분11초를 기록한 에루페였다.

 키프로티치는 24세에 풀코스를 처음 뛰었다. 그는 “아버지가 ‘마라톤을 하면 잘할 것 같으니 도전해 보라’고 하셨다. 처음에는 기록이 잘 나오지 않았지만 ‘긍정의 힘’을 믿고 훈련을 계속했다. 최고의 선수인 에루페를 이기고 우승까지 해 정말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5위를 한 에루페는 “한 달 전쯤부터 오른쪽 아킬레스건에 통증을 느꼈다. 최근에는 괜찮았는데 오늘 35km 지점부터 다시 통증이 왔다. 다음 대회를 생각해 무리하지 않고 페이스를 늦췄다”고 말했다. 서울국제마라톤 3회, 경주국제마라톤 3회 등 국내에서 뛴 모든 대회에서 우승했던 에루페는 내년 3월 서울국제마라톤에서 정상 탈환에 도전한다.

 엘리트 국내 남자부 우승은 2시간19분40초를 기록한 이영욱(24·국민체육진흥공단)이 차지했다. 이영욱은 “2시간16분대인 개인 최고기록을 깨지 못해 아쉽지만 풀코스 첫 우승이라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초등학교 때 육상을 시작한 이후로 연령별 대표에도 뽑힌 적이 없는데 꼭 태극마크를 달고 싶다”고 말했다. 국내 여자부에서는 경주시청의 강수정(25)이 2시간45분57초로 1위를 차지했다. 강수정은 “풀코스 10번째 도전 끝에 처음 우승했다. 지난해까지 강원도청에서 뛰다 올해 경주시청으로 옮겼는데 경주가 행운의 땅인 것 같다. 더 열심히 해 4년 뒤 도쿄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경주=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서울국제마라톤#이영욱#강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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