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양현종, 가을야구까지 5년의 기다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0월 11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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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양현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양현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좌완투수 양현종(28)은 수년간 팀의 에이스로 군림해왔다. 윤석민(30)이 자리를 비운 사이, 팀의 중심은 그에게 넘어갔다. 2014년 16승(8패), 지난해 15승(6패)에 이어 올해는 승운이 따르지 않았음에도 10승(12패 방어율 3.68)을 해내며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KIA는 이 시기 가을야구와 거리가 멀었다. 2011년 준플레이오프(준PO)가 마지막 포스트시즌 경험이었다. 자연히 양현종에게도 가을야구에 대한 기억은 많지 않다.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과 2011년 준PO 탈락이 그가 가진 포스트시즌 기록의 전부였다.

2009년 SK와 한국시리즈 4차전 선발, 그리고 5·7차전 구원등판으로 3경기서 7.1이닝 5실점했다. 첫 선발 기회에선 5.2이닝 3실점으로 패전을 기록했다. 2009년은 우승의 영광이 있었지만, 2011년 SK와 준PO는 최악이었다. 그가 남긴 기록은 2차전에 구원등판해 기록한 0.1이닝 무실점이 전부였다.

양현종은 당시를 회상하며 “그해 난 성적이 좋지 않았다. 그래도 한 달 가까이 4차전 등판에 맞춰 몸을 만들고 준비했다. 그 경기에 모든 걸 쏟아 부으려 했다”고 털어놨다. 당시 조범현 감독은 4차전에 윤석민을 내보냈다. 윤석민은 1차전에서 9이닝 1실점 완투승을 거뒀고, 1승2패로 시리즈가 코너에 몰리자 조 감독은 3일 휴식 후 윤석민 등판이라는 강수를 뒀다. 양현종은 2차전에 선발 아퀼리노 로페즈가 7회말 솔로홈런을 맞고 2-2 동점을 허용하자 마운드에 올랐고, 안타와 희생번트로 1사 2루를 내주고 강판됐다. 그해 가을, 그의 마지막 등판이었다.

양현종에게 2011년은 슬럼프가 시작된 시즌이었다. 7승9패 방어율 6.18에 그치면서 2010년 16승(8패)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다시 두 자릿수 승리를 올린 건 2014년(16승8패)이었다.

그는 “아웃카운트 1개가 전부였다. 그해 포스트시즌은 내게 굴욕적이었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그 시즌에 (윤)석민이형이 워낙 좋았다. 좋은 사람이 나가는 게 당연했다. 결국 4차전에서 시리즈가 끝났고, 그때 정말 슬펐다”고 밝혔다.

양현종은 누구보다 KIA에 대한 자부심이 큰 선수다. 당당히 팀의 에이스로 맞는 첫 가을야구, LG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선발투수로 기대를 모았지만 코칭스태프의 최종선택은 외국인투수 헥터 노에시였다. 양현종은 1차전을 이겨야만 열릴 2차전에 배치됐다.

아쉬움이 남을 수도 있다. 그는 “어느 투수나 첫 경기에 대한 욕심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코칭스태프의 결정이고,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며 담담히 받아들였다. 이어 “그 어느 때보다 독을 품고 경기에 나서겠다. 두산도 작년에 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가서 모든 기록을 바꾸지 않았나. 우리가 그걸 전부 다 바꾸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잠실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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