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62·독일)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11일 오후 11시45분(한국시간)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숙적 이란과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4차전 원정경기를 펼친다. 한국은 이란과 나란히 2승1무, 승점 7로 동률을 이루고 있으나, 득실차(이란 +3·한국 +2)에서 밀려 중간순위 2위에 올라있다.
양국이 조 1위를 다투고 있는 만큼 이번 경기는 승점 6점이 걸린 일전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이 이란을 꺾고 승점 3점을 보태면 A조에서 가장 먼저 승점 10점 고지에 오르는 한편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다.
그러나 이란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9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도 이란은 37위, 한국은 47위다. 최근 3차례 맞대결에서도 한국이 모두 0-1로 패했다. 특히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역대 6차례 이란 원정경기에선 2무4패로 단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에이스 손흥민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손흥민은 6일 카타르와의 최종예선 3차전 홈경기 후반 13분 기성용(27·스완지시티)의 스루패스를 오른발 감아차기로 연결해 3-2 역전승을 완성하는 결승골을 터트렸다. 손흥민의 골이 아니었더라면 ‘슈틸리케호’는 큰 고비를 맞을 뻔했다.
손흥민은 9월 한 달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가장 뜨겁게 달군 선수다. 시즌 첫 출장이었던 9월 10일 스토크시티전에서 2골·1도움을 기록하는 등 9월 EPL 3경기에 출전해 4골을 몰아쳤다. 10월 2일 리그 선두 맨체스터시티와의 7라운드 홈경기에서도 감각적인 어시스트로 팀의 2-0 승리를 이끌며 세계적 명장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시티 감독에게 시즌 첫 패배를 안겼다. EPL 사무국이 선정한 ‘이달의 선수’ 후보에도 오른 그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1골을 넣는 등 2016∼2017시즌 6경기에서 5골·2도움을 기록하며 절정의 컨디션을 뽐내고 있다. 카타르전 결승골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손흥민은 이란 입성 이후 2번째 훈련을 마친 10일 “이란이 아시아에서 강한 팀인 것은 사실이다. 나도 그동안 2번의 이란 원정에서 고전했다. (한국이) 늘 좋은 경기를 펼쳤지만, 골 운이 없어서 졌다”며 “선수들 모두 이기고 싶어 한다. 우리 팀은 공격력이 좋은 만큼, 잘 준비해서 꼭 이란을 상대로 골을 넣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