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끼리 한판승부” 14년 만의 LG-KIA 맞대결, 응원도 뜨거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0일 22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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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팬들이 든)노란풍선이 (외야)절반을 넘어올 때가 상당히 많았어요. 내일은 반칙 없이 딱 반반 앉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응원전이 기대가 되네요." (LG 박용택)

"LG-KIA 는 동맹 팀 아닌가요? 동맹 팀답게 정말 재밌고 치열한, 양 팀 팬 다 웃을 수 있는 재밌는 게임 하겠습니다." (KIA 양현종)

14년 만에 성사된 LG와 KIA의 포스트시즌 맞대결은 승패를 떠나 열성적이기로 유명한 양 팀 팬의 응원 맞대결로도 큰 관심을 받았다. 인터넷 예매로만 판매된 2만5000석은 7일 오후 2시 예매 시작과 동시에 2차전 분량까지 모두 매진됐다. 예매표 중 취소분이 나오면 현장판매를 하기로 했지만 취소 표는 한 장도 나오지 않았다. 정규시즌보다 두 배 가량 비싼 티켓 가격도 팬들에게는 문제될 게 없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이 열린 10일 서울 잠실구장 위 구름 낀 하늘에는 반달이 떴고 반달을 기준으로 정확히 반반씩 나눠 앉은 만원 관중은 각각 같은 멜로디의 'LG 없이는 못 살아'와 'KIA 없이는 못 살아'를 목청껏 불렀다. 경기 전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은 평소처럼 훈련했고, 평소처럼 하겠다고 말했지만 1구 1구마다 터지는 팬들의 함성은 평소 때와 같을 수 없었다. 평소라면 응원 팀의 수비 때는 응원석이 조용해야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공격 팀은 안타를, 수비 팀은 삼진을 외쳤다. 환호와 탄식, 아쉬움과 안도가 순간 순간 겹쳤다.

잠실벌의 데시벨(db)이 가장 높이 올라간 순간은 KIA가 5-0으로 앞서며 이미 승부가 기운 듯 했던 8회말이었다. 대타로 나온 이병규(7번)의 내야 뜬공을 유격수 김선빈이 놓치자 1루 전체가 들썩였다. 결국 유강남의 적시타가 터지며 2루 주자 오지환이 홈을 밟았다. 길었던 LG의 득점 침묵이 깨진 순간이자 동시에 가장 큰 함성이 터진 순간이었다.

임보미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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