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아시아 출신 내야수 첫 20홈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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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전 155km 싱커 때려 2점포, 3회 상대 투수 보복구 시원하게 응징
종전 최다는 2006년 日 이구치 18개

 피츠버그 강정호(29)가 아시아 출신 내야수로는 최초로 20홈런을 달성했다. 이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 출신 내야수가 기록한 최다 홈런은 2006년 이구치 다다히토(시카고)의 18개였다.

 지난해 126경기에서 15홈런을 친 강정호는 올 시즌 부상으로 97경기만 뛰고도 이미 20홈런을 터뜨려 ‘거포 내야수’로서의 능력을 증명했다. 정규시즌 7경기를 남겨둔 강정호는 추신수가 기록한 한국인 최다 홈런(22홈런)에 도전한다. 강정호는 내년에 주전으로 부상 없이 풀시즌을 치르면 2004년 마쓰이 히데키(뉴욕 양키스·31개)가 세운 아시아 선수 최다 홈런 기록도 충분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강정호는 26일 워싱턴과의 안방경기에서 5-5로 맞선 7회말 상대 투수의 시속 155km 싱커를 받아쳐 2점 홈런을 뽑아냈다. 3회말 자신에게 날아든 보복 투구로 양 팀이 벤치클리어링까지 벌인 뒤 나온 홈런이어서 더욱 극적이었다. 3회초 강정호는 상대팀 브라이스 하퍼가 3루타를 치고 3루로 달려올 때 하퍼를 태그 아웃시키려는 듯한 속임 동작을 했다. 우익수가 3루수 강정호에게 던진 공이 악송구가 됐는데 이 틈을 타 하퍼가 홈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기지를 발휘한 것이었다. 여유 있게 3루에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하퍼는 강정호의 속임 동작에 놀라 넘어지듯 슬라이딩을 했고, 손가락을 다쳐 교체됐다.

 강정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상대를 다치게 할 의도는 없었다. 주자를 3루에 묶어 두려고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3회말 상대 투수 A J 콜은 강정호의 머리 뒤로 빠른공을 던졌다. 심판이 즉각 퇴장을 명령할 만큼 노골적인 보복구였다. 이후 양 팀 선수들은 벤치클리어링을 벌였다. 벤치클리어링 직후 강정호는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다음 타석에서 홈런으로 되갚아줬다. 강정호의 팀 동료 숀 로드리게스는 “위협구를 던질 수는 있다. 하지만 어깨 아래에 공을 던져야 한다. 3회 위협구는 강정호 머리 뒤로 향했다.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공이다”라고 말했다. 8회 5점을 내주며 7-10으로 역전패한 피츠버그는 77승 78패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려워지게 됐다.

 한편 볼티모어의 김현수도 이날 시즌 5호 홈런을 터뜨렸다. 김현수는 애리조나와의 안방경기에서 0-0으로 맞선 2회말 결승 2점 홈런을 날렸다. 2-1로 승리하며 3연승을 달린 볼티모어는 승률 5위(0.545)로 와일드카드전 진출에 한발 더 다가섰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피츠버그#강정호#첫 20홈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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