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가 공용어’ 기장 여자야구월드컵 전야제를 가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9월 2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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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2016 기장여자야구월드컵 미디어데이가 각국 감독들이 참석한 가운데 2일 부산시 기장군청에서 열렸다. 기장(부산)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2016 기장여자야구월드컵 미디어데이가 각국 감독들이 참석한 가운데 2일 부산시 기장군청에서 열렸다. 기장(부산)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부산 기장군에서 3일부터 개막하는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2016여자야구월드컵 전야제가 12개국 선수단이 전원 참석한 가운데 2일 기장군청에서 열렸다. 쏟아지는 호우 탓에 행사는 당초 예정과 달리 실내에서 열렸다. 그러나 ‘비로소 여자야구월드컵이 한국 땅에서 열린다’는 실감을 갖기에는 충분했다.

통역만 해도 한국어를 비롯해 영어,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등 5개 국어가 필요했다. 미국, 캐나다. 호주, 네덜란드, 인도, 파키스탄 등은 영어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쿠바와 베네수엘라는 스페인어, 홍콩과 대만은 중국어 통역이 붙었다. 그리고 일본어가 있었고, 개최국으로서 한국어가 공용어로 활용됐다. 한국 등 아시아 국가와 미 대륙 국가들이 세계 여자야구의 판도를 양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미디어데이였지만 국가간 은근한 라이벌 의식도 간간히 엿보였다. 우리와 같은 조인 쿠바와 베네수엘라는 중남미 여자야구의 라이벌 국가인지라 맞대결에 신경을 쓰는 눈치였다. 역사적 갈등관계인 인도와 파키스탄도 약체로 꼽히지만 서로에게만큼은 지고 싶지 않을 것이다.

여자야구 세계최강으로 꼽히는 일본은 공공의 적이었다. 일단 일본과 번번이 결승에서 대결해서 패했던 미국은 이번 대회에서 설욕을 꿈꾸고 있다. 한국도 한일전만큼은 쉽게 밀리지 않겠다는 결의가 없지 않다. 실제 한국은 객관적 전력은 약체로 꼽히지만 소프트볼 선수들이 합류한 뒤 가진 일본 실업최강 아사히 트러스트와의 평가전에서 1점차로 패했을 정도로 경기력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기장에서 개최하는 여자야구월드컵은 걸음마 단계인 한국 여자야구가 세계열강에 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결전 하루 전, 12개국 선수들은 첨예한 경쟁의식보다 축제의 기분으로 대회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이날 기장에 쏟아진 비가 식힐 수 없을 만큼 승리를 향한 열정으로 곧 뜨거워질 것이다.

기장(부산)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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