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협회, 여자대표팀 감독 선임 딜레마와 해법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8월 30일 05시 30분


29일 프레스센터에서 제38대 대한배구협회장으로 선출된 서병문 신임회장이 부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서 회장에게 주어진 최우선 과제는 하루빨리 여자배구대표팀 감독을 선임하는 것이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29일 프레스센터에서 제38대 대한배구협회장으로 선출된 서병문 신임회장이 부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서 회장에게 주어진 최우선 과제는 하루빨리 여자배구대표팀 감독을 선임하는 것이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서병문 신임 대한배구협회장(72)은 29일 프레스센터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배구협회 배지도 못 달고 왔다”고 말했다. 아직 취임식도 못했지만 배구협회를 둘러싼 사안들이 중대해 기자들부터 만난 것이다. 9일 회장 당선 이후 채 20일도 지나지 않았지만 서 회장은 전임 배구협회가 벌인 미흡한 지원에 대해 “국가대표에 걸맞지 않은 지원으로 배구팬들의 비난을 부른 과오와 실수를 고개 숙여 사과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배구협회의 근본 문제로 꼽히는 재정 문제에 대해 “(협회가) 자꾸 (살림이) 어렵다는 소리만 밖에 하면 안 된다. 회장부터 나서야 되겠지만 전체 배구인이 참여해 재정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만간 배구협회 새 집행부를 구성할 서 회장은 의욕을 보였지만 당장 배구협회의 당면 과제는 ‘AVC(아시안배구연맹)컵’ 여자대표팀 감독 선임이다. 9월14일 베트남에서 대회가 개최되는데 박기주 수원전산여고 감독이 사임하면서 대표팀 사령탑은 공석인 상태다. 대표팀 감독을 공모했지만 지원자가 나오지 않아 재공모를 했는데 서 회장에 따르면 “지원자가 1명 나왔다”고 한다. 문제는 그 지원자 A씨가 대표팀 감독의 자격인 ‘5년 이상 지도자’ 요건을 채우지 못한 것이다. 배구협회 관계자는 “정해놓은 규정이 있는데 원칙을 깨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전제를 깔았다. 그 규정은 배구협회보다 상위 단체인 대한체육회 규정이라 예외를 두기 더 어렵다.

그러나 재공모 마감일은 9월1일로 코앞이다. 아무튼 여자대표팀 감독은 뽑아야한다. 이 시국에 AVC 대회만 치르는 한시적 국가대표 감독을 맡을 지도자를 찾기란 쉽지 않다. 서 회장은 공모한 후보에 대해 간접적으로 호감을 표시했다.

결국 관건은 배구협회가 자격 요건이 안 되는 이 후보를 어떤 절차를 밟아 대표팀 감독으로 앉히느냐다. 복수의 배구계 인사는 “방법이 없진 않다”고 내다봤다. 배구협회 집행부 차원에서 체육회에 특수상황임을 들어 예외로 해달라는 요청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배구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AVC 대회에 프로선수들의 차출은 어렵다. 고교선수 등 주니어로 대표팀을 구성해야 된다는 암묵적 공감 속에서 배구협회가 고교 감독을 대표팀으로 선임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상황이 이렇기에 이번 여자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다소 융통성 있게 봐줘야 된다는 시각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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