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효준, KIA 선발진 새 희망 쏜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8월 19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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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고효준.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고효준.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트레이드는 야구 인생에 있어 큰 ‘전환점’이 되곤 한다. KIA 좌완 고효준(33)도 이를 입증한 선수가 됐다. 이적 후 첫 선발 등판부터 팀의 5선발 갈증을 풀어줄 호투로 보답했다.

고효준은 18일 사직 롯데전에 선발등판해 5이닝 2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고질적인 제구 불안은 더 이상 없었다. 볼넷을 3개 내주는 동안 삼진은 7개나 잡아냈다. 투구수는 76개. ‘좌완 파이어볼러’ 고효준의 위력을 모처럼 느끼게 한 경기였다.

트레이드가 선수에게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었다. 트레이드 마감일인 지난달 31일 임준혁(32)과 1대1 트레이드로 SK에서 KIA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고효준은 KIA에서만 6경기서 6.2이닝 1실점으로 방어율 1.35을 기록하며 확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고질적인 제구 불안도 개선되고 있었다.

특히 과거 SK에서 까마득한 선배로 한솥밥을 먹었던 KIA 김기태 감독은 그에게 큰 힘이었다. 새로운 기회를 준 감독은 “감독 스타일 잘 알지?”라며 이적 첫 날부터 긴장감을 풀어줬다. 이날도 경기 전 김 감독이 “오늘 상대 라인업에 2명이나 빠졌다. 자신 있지?”라며 기운을 북돋아주자, 그는 “누가 나오든 상관없습니다. 공격적으로 던지겠습니다!”라며 힘차게 대답했다.

자신감을 갖고 던진 공은 스트라이크존 근처를 매섭게 파고들었다. 1회는 삼진 1개를 포함해 삼자범퇴. 2회에도 자신감은 여전했다. 황재균을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운 고효준은 최준석에게 첫 안타를 허용했으나, 김상호를 유격수 앞 병살타로 요리했다.

3회에도 연속 삼진을 잡아내며 기세를 올렸다. 2사 후 문규현에게 첫 볼넷을 내주고 손아섭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맞아 2·3루 위기에 놓였으나, 김민하를 또 다시 삼진으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4회도 삼진 1개 포함 삼자범퇴로 마쳤고, 5회 1사 1·2루서는 문규현을 병살타로 잡아내며 승리 요건을 채웠다.

5회까지 70개의 공을 던진 고효준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페이스가 워낙 좋았다. 그러나 선두타자 손아섭에게 6구만에 볼넷을 허용하고 최영필과 교체됐고, 최영필이 대타 김문호에게 2점홈런을 맞으면서 고효준에게 1실점이 기록되고 말았다.

직구 최고구속은 147㎞, 평균적으로 140㎞대 중반을 유지했다. 제구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구속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게 긍정적인 신호였다. 직구(37개) 외에 슬라이더(12개), 커브(11개), 체인지업(7개), 포크볼(9개)을 섞으며 선발로 던질 능력을 스스로 입증했다.

3-2로 앞서 나가던 팀은 8회 수비 실책으로 인해 동점을 허용, 고효준의 이적 후 첫 승이 날아가고 말았다. 그러나 고효준의 호투는 연장 접전 끝 패배 속에서도 5선발 찾기에 열을 올렸던 KIA에 한줄기 희망이 됐다.

사직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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