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대 부친 “이번 올림픽, 아들 표정 제일 좋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7월 29일 05시 30분


이용대의 부친 이자영씨는 ‘이용대 체육관’의 관리인이다. 이씨는 3번째 올림픽에 출전하는 아들을 보면 흐뭇하기만 하다. 이씨가 28일 이용대체육관에서 아들의 사진이 담긴 액자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화순|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이용대의 부친 이자영씨는 ‘이용대 체육관’의 관리인이다. 이씨는 3번째 올림픽에 출전하는 아들을 보면 흐뭇하기만 하다. 이씨가 28일 이용대체육관에서 아들의 사진이 담긴 액자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화순|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전라남도 화순은 ‘배드민턴의 메카’다. 화순에서 나고 자란 이용대(28)의 올림픽 제패를 계기로, ‘배드민턴 도시’가 됐다. 이용대의 이름을 딴 배드민턴 전용체육관이 건립됐고, 그의 이름을 딴 전국대회가 매년 개최되고 있다.

이용대의 부친 이자영(57)씨는 화순 ‘이용대 체육관’의 관리인이다. 2008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이후 화순군이 고향을 빛낸 이용대의 이름을 딴 배드민턴 전용체육관 건립을 추진할 때부터 이씨에게 체육관 관리를 부탁했다. 2012년 12월 완공돼 화순·빅터코리아 그랑프리골드대회를 시작으로, 매년 ‘이용대 올림픽제패기념 화순 전국학교대항 배드민턴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다. 특히 전국학교대항 선수권대회는 초등학교 꿈나무부터 주니어대표팀에서 뛰는 고등학생, 그리고 대학생 국가대표까지 모두 모이는 대회다. 이번 대회도 초등부 경기가 이용대 체육관에서 진행되고 있다. 대회 5일째인 28일 이용대 체육관에서 만난 이자영씨는 “매년 선수들을 볼 때마다 감회가 새롭다. 용대의 어렸을 때 모습이 떠오르기도 한다. 아들의 이름을 딴 대회를 개최하는 스포츠동아에 감사하다”며 활짝 웃었다.

이용대 부친 이자영 씨. 화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이용대 부친 이자영 씨. 화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제2의 이용대’ 나오길…

이씨는 매일 체육관으로 출근한다. 대회가 없을 때도 체육관은 항상 배드민턴 선수들로 가득 찬다. 낮엔 초·중·고 선수들이, 저녁에는 생활체육을 즐기는 일반인들이 체육관을 찾는다. 이씨는 “이 좋은 시설에서 선수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이 항상 흐뭇하기만 하다. 용대 이름을 딴 체육관에서 용대 같은 선수가 나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용대의 금메달 이후에 화순에 배드민턴 바람이 불었다. 용대는 엄마가 살을 빼게 하려고 화순초등학교 2학년 때 처음 운동을 시켰다. 원래는 배드민턴이 아니라 축구나 야구를 시키려 했다”며 “초등학교 시절 지도해주신 박향희 감독님, 최영호 코치님, 중3 때 대표팀에 뽑아주신 대한배드민턴 협회 김중수 전무님(당시 감독)처럼 좋은 지도자들을 만난 덕분에 지금의 용대가 있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3번째 올림픽, 가장 여유로웠던 이용대

이용대는 24일 대표팀 멤버들과 캐나다로 떠났다.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시차가 비슷한 토론토에서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고 있다. 이자영씨는 “출국 전날인 23일에 보고, 공항에서는 사진과 사인을 부탁하는 팬들이 많으셔서 잠깐 인사만 했다. ‘건강하게 잘 하고 와라’고 말하니, 용대도 ‘몸 상태가 아주 좋아 좋은 결과가 있을 거다’라고 씩씩하게 말하더라”고 밝혔다.

벌써 3번째 올림픽이다. 배웅을 할 때마다 아들의 표정을 봤다. 이씨는 “용대가 조금 여유가 생긴 것 같다. 베이징과 런던올림픽 때보다 여유가 있더라. 표정을 보니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용대는 국제대회 참가로 해외에 있거나 국내에 머물 때도 선수촌 생활을 해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있다. 이씨는 “한국에 있을 때면 아내가 수도권에 올라가 뒷바라지를 한다. 결혼을 빨리 해서 우리 부부도 재밌게 살고 싶은데 용대가 서른 넘어서 하겠다고 하더라. 대표팀 이후에 지도자를 생각할 줄 알았는데 용대는 후배들 양성하는 아카데미 건립 같은 목표를 잡고 있다. 새로운 길을 개척하려 해 나도 놀랐다”고 말했다.

이용대 부친 이자영 씨. 화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이용대 부친 이자영 씨. 화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아들이 흘린 땀방울의 흔적이 보존됐으면…

이용대 체육관 복도에는 그가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때 입은 유니폼과 당시 사용한 라켓이 전시돼 있다. 그러나 액자 사이로 먼지가 들어가는 등 관리에 어려움이 있어 보였다. ‘이용대 기념관’이라는 팻말과 함께 마련된 방은 텅 비어있었다. 이자영씨는 “구슬땀을 흘린 흔적이 남아있는 장비, 유니폼, 신발 등을 전시하려고 하는데 아쉽기만 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화순군수가 계속 바뀌어 기념관 준비가 자꾸 미뤄지면서 실현되지 않고 있다. 이씨는 “이번 올림픽에서 좋은 결과가 있으면 진행될 수도 있지 않겠나”라며 팻말을 바라봤다.

화순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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