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출전 앞두고 호주 전지훈련서 귀국
“남은 20여일 실전감각 회복 주력… 주 종목 400m에 승부 걸겠다”
‘마린보이’ 박태환이 14일 호주 전지훈련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인천=김민성 스포츠동아 기자
marineboy@donga.com
“몸살을 앓았는데 열심히 훈련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올림픽 준비를 잘해서 실망을 안겨드린 팬들에게 좋은 결과로 보답하겠습니다.”
수영 국가대표 자격을 다시 얻은 박태환(27)이 14일 호주 훈련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마련된 기자회견을 통해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의 명예 회복을 선언했다. 그는 “국가대표가 돼서 기쁘지만 준비할 시간이 부족해 걱정도 된다”고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박태환은 15, 16일 인천 문학 박태환수영장에서 훈련을 한 뒤 17일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올림픽 개막까지 남은 시간은 불과 20여 일. 심리적 부담을 덜고 최상의 컨디션을 회복하느냐가 관건이다.
호주 전지훈련을 떠날 때까지 박태환은 심리적으로 흔들렸다. 호주로 출국하기 전날인 지난달 2일 인천에서 기자와 만난 박태환은 “(내가 다시) 국가대표가 돼야 하나를 놓고 벌어지는 논란이 부담스러웠다”며 “내가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생떼를 쓰는 것으로 비치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나 스스로도 ‘이렇게까지 해야 되나’라는 생각이 수없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사실 2012년 런던 올림픽 이후 부모님은 수영을 그만하고 공부를 했으면 좋겠다고 권유했다. 그때 마음은 50 대 50이었다. 그러나 리우 올림픽이 나의 20대 마지막 올림픽이기 때문에 결과에 상관없이 도전해 보자는 쪽으로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그는 4월 동아수영대회를 통해 올림픽 출전 결심을 굳혔다고 밝혔다. 박태환은 “경기장에 입장할 때 팬들이 야유를 하거나 물병을 던지는 상상을 했다. 그런데 아니더라. 자유형 1500m 레이스를 하다 관중석을 힐끔 봤는데 다 같이 ‘박태환’을 연호해주시는 모습을 보고 정말 물속에서 가슴에 뜨거운 것이 올라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올림픽 출전에 앞서 남은 기간 심리적 안정을 찾고 실전 감각을 가다듬을 예정이다. 호주 출신 선수를 훈련 파트너로 섭외해 전지훈련에 동행시킬 예정이다.
박태환은 국가대표 발탁 논란이 길어지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수면 부족 상태다. 박태환의 아버지 박인호 씨는 “호주에서 (태환이가) 감기 기운이 있다고 해서 내 머리가 깨지는 것 같았다”며 “아파도 약을 먹을 수 없다. 훈련으로 이겨낼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이번 올림픽에서 주 종목인 400m에 승부를 걸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박태환은 “첫날 벌어지는 400m에서 잘하면 다른 세 종목(100, 200, 1500m)에서도 잘 풀릴 것 같다”며 “올해 400m에서의 내 기록이 세계 6위 정도지만 그래서 오히려 부담을 받지 않고 편하게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자신감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박태환은 지난달 만난 자리에서 “백 마디 말보다 결과로 보여 드리겠다”는 말을 자주 꺼냈다. 결자해지(結者解之). 이제 박태환 본인에게 주사위가 주어졌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