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호의 ‘꿈같은’ 3할·30HR·100RBI 도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7월 12일 13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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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이범호(35). 사진제공|스포츠동아DB
KIA 이범호(35). 사진제공|스포츠동아DB
3할-30홈런-100타점은 타자들의 ‘로망’과도 같은 기록이다. 정교함과 장타력, 그리고 해결사 능력을 모두 증명할 수 있는 수치기 때문이다. ‘타고투저’ 흐름이 지속된 2014년부터 기록 작성자가 많아졌으나, 여전히 가치가 높다.

KBO리그 역사상 3할-30홈런-100타점은 총 36회 나왔다. 30홈런과 100타점을 치고도 타율이 3할에 못 미친 경우도 17차례나 있다. 1년에 1명도 힘들던 기록이지만, 역대 최고 타고투저 시즌으로 꼽히는 1999년엔 최다인 7명이나 나왔고, 2014년과 지난해엔 각각 6명과 4명이 달성했다.

타고투저 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올해도 많은 이들이 이 기록에 도전하고 있지만, 3가지 모두를 충족시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KIA 주장 이범호(35)도 이 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11일까지 타율 0.311(280타수 87안타)·19홈런·60타점을 기록 중이다. KIA가 80경기를 치렀기에 산술적으로 달성 가능한 페이스다.

이범호는 전 경기 출장한 2004년 타율 0.308이 처음이자 마지막 3할 타율이었다. 2011년에는 0.302를 기록했으나,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다. 홈런은 지난해 28홈런, 타점은 2014년 82개가 개인 최다였다. 3할과 30홈런, 100타점 모두 그와 거리가 있었다.

그는 전부터 개인 기록보다는 올해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최우선 목표로 꼽아왔다. 개인적으로는 누적 기록인 통산 300홈런-1000타점을 달성하고 싶다면서 “선수로서 끝맺을 때 ‘고생 많이 했다’는 성적일 것 같다”고 말해왔다.

지금 그는 3할-30홈런-100타점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이범호는 “어렸을 땐 ‘꿈’과 같은 기록이었다. 3할을 치면 홈런이 부족하거나, 홈런을 치면 타율이 2할대인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만약에 지금 이 기록을 달성한다면 타자로선 한 가지만 빼놓고 다 이루는 셈일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한 가지는 ‘우승’이다. 2000년 한화에 2차 1라운드 전체 8순위로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한 그는 그동안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한화의 처음이자 마지막 우승은 입단 직전인 1999년이었고, KIA 유니폼을 입은 2011년 이후에도 첫 해 준플레이오프 이후 가을잔치에 초대받지 못했다.

올해 좋은 타격감을 꾸준하게 이어오는 비결은 무엇일까. 이범호는 “쉴 때 잘 쉬고, 타석에서 집중하는 것이다. 잘 맞았는데 잡히는 타구가 많았는데 그래서 요즘은 맞히는데 집중하니 결과가 더 좋은 것 같다”며 웃었다. 또 팀 사정상 4번타자로 나선 덕분이란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홈런과 타점은 중심타선에 있다 보니 나오는 것이다. 앞에서 후배들이나 (김)주찬이가 워낙 잘 만들어준다”며 활짝 웃었다.

광주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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