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들의 경기 방해, 어찌할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6월 27일 05시 45분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25일 삼성-kt전 등 올해 벌써 3번째
퇴장 조치 외엔 뚜렷한 해결책 없어

중위권 순위싸움이 한창인 KBO리그에서 몇몇 관중들의 경기 방해로 팽팽한 흐름을 끊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 경기를 방해한 관중은 즉각 퇴장 조치시키고 있지만, 이를 방지할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2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kt의 경기. 3회말 삼성이 2-4로 뒤진 2사 1루에서 최형우가 때려낸 타구가 우측 펜스를 맞고 떨어졌다. 이 사이 1루주자 이승엽은 홈을 밟았고, 최형우는 3루에 안착했다. 그러나 이때 kt 중견수 이대형이 자신의 손을 흔들며 관중 방해를 주장했다. 이에 kt는 심판 합의판정을 요청했고 비디오를 돌려본 결과, 한 관중이 손을 뻗어 글러브로 타구를 건드리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심판진은 결국 최형우의 3루타를 인정 2루타로 판정해 이미 덕아웃에 들어온 이승엽이 3루로 돌아가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 같은 사고는 올 시즌 들어 벌써 세 차례에 이른다. 16일 고척 롯데-넥센전에선 2회 롯데 4번타자 짐 아두치가 때린 홈런성 타구를 관중이 건드려 합의판정까지 가는 장면이 연출됐다. 지난달 21일 대전 kt-한화전에서도 익사이팅존에 있던 팬이 6회 kt 이대형의 안타 타구를 잡아 경기가 잠시 중단됐다.

문제는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는 데 있다. 앞선 3번의 사례 중 대구와 대전 경기에선 해당 관중을 즉각 퇴장시키며 방해 행위를 엄중 처벌했다. 그러나 그라운드와 인접한 수백 명의 팬을 일일이 관리할 수는 없는 노릇. 특히 최근 추세인 파울지역 ‘익사이팅존’의 경우 관중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페어 타구에 손을 댈 수 있어 대비가 어렵다.

KBO 박근찬 운영팀장은 “그라운드와 관중석이 완전히 분리돼있지 않아 관중방해를 원천봉쇄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해당 관중에 대해서도 당일 경기에 한해 퇴장조치를 내리고는 있지만,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하려는 계획은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박 운영팀장은 이어 “관중들께서 경기에 집중하고 있다가 자신도 모르게 공을 건드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경기에 직접적으로 방해가 되기 때문에 자제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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