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호 ‘꿈의 4할타’ 언제까지…

  • 동아일보

최종 4할은 1982년 백인천이 유일… 그후 8명만 5월 넘어까지 4할 유지

롯데 김문호
롯데 김문호
프로야구에서 4할 타율은 불가능의 영역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1982년 백인천(MBC)이 기록한 타율 0.412는 한 시즌 80경기 체제 시절의 얘기다. 백인천 이후 5월을 넘어서까지 4할 타율을 유지했던 타자는 8명뿐이다. 그나마도 그중 절반(4명)은 6월에, 1명은 7월에, 나머지 3명도 8월에 4할 타율 도전을 접었다.

백인천을 빼고 한 시즌 동안 4할 타율을 가장 오래 끌고 간 타자는 1994년 104경기를 치를 때까지 4할을 넘긴 이종범(해태)이다. 이종범은 8월 21일까지 정확히 타율 0.400을 기록했었다. 하지만 결국 0.393의 타율로 시즌을 마감했고, 역대 2위 기록으로 타격왕에 올랐다. 2012년 김태균(한화)도 89경기를 치른 8월 3일까지 4할을 유지했지만 최종 타율은 0.363이었다. 그 역시 타격왕으로 4할 실패의 아쉬움을 달랬다. 2014년 이재원(SK)도 75경기를 치른 7월 7일을 끝으로 3할대로 복귀했고, 지난해 유한준(당시 넥센·현 kt)도 5월 20일 42경기를 끝으로 4할의 꿈을 접었다.

올 시즌 김문호(롯데)는 개막 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4할 타율 밑으로 내려오지 않고 있다. 24일 현재 39경기를 치른 김문호는 타율 0.422를 기록 중이다. 극심한 부진에 빠지지 않는 이상 5월까지 4할 타율을 유지하는 것은 확실하다.

통계학적으로는 4할 타자의 재출현이 불가능하다. 미국의 진화생물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가 1880년부터 1980년까지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타율 기록을 조사한 결과 평균은 올랐고 표준편차는 줄었다. 굴드는 타율의 정규분포 곡선이 오른쪽으로 이동(평균 타율 상승)하고 폭은 쪼그라드는(표준편차 감소) 모양새를 마치 오른쪽 벽이 있는 듯한 이동이라고 표현했다. 이 벽은 리그 전체 선수들의 타격 수준이 상향 평준화되는 가운데 도달할 수 있는 극한의 타율을 뜻한다.

평균 자체가 이미 극한에 가깝다면 ‘예외적으로’ 평균보다 훨씬 잘 치는 4할 타자라는 이상치(outlier)가 발생할 확률은 극도로 낮아진다. 아무리 잘 쳐도 4할 타율이 불가능한 건 100m 달리기 기록을 아무리 0.01초씩 줄여도 9초대 밑으로 줄일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펄펄 나는 김문호가 언제까지 ‘아웃라이어’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김문호#4할 타자#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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