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한화 마지막 보루’ 정우람의 날갯짓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5월 2일 05시 45분


잘 치고 잘 던지며 승리를 합작한 배터리다. 한화 포수 허도환(왼쪽)과 정우람이 1일 대전 삼성전에서 9-8로 승리한 뒤 악수하고 있다. 이날 허도환은 역전타를 쳤고, 정우람은 2.1이닝을 막으며 승리투수가 됐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잘 치고 잘 던지며 승리를 합작한 배터리다. 한화 포수 허도환(왼쪽)과 정우람이 1일 대전 삼성전에서 9-8로 승리한 뒤 악수하고 있다. 이날 허도환은 역전타를 쳤고, 정우람은 2.1이닝을 막으며 승리투수가 됐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전 2.1이닝 역투 1점차 승리 견인
지난주 4승 모두 관여…한화의 수호신


던지는 모습만으로도 든든하다. 아웃카운트를 지워나가는 모습은 그렇게 편할 수 없다. 끝없이 추락하던 독수리는 혼신의 힘을 다해 휘젓는 수호신의 날갯짓에 힘입어 기사회생했다.

한화 정우람(31)은 1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홈경기에 등판해 2.1이닝을 던지는 역투로 팀 승리를 지켜내며 승리투수가 됐다. 7-8로 뒤진 7회말 2사 1루서 송창식을 구원등판해 2탈삼진 무실점으로 남은 이닝을 완벽하게 막아내면서 팀의 9-8 역전승을 이끌어 냈다. 뒤지고 있는 경기, 게다가 7회에 마무리투수가 등판하는 것은 ‘하루살이’를 하고 있는 한화 외에는 보기 힘든 마운드 운영이다. 그럼에도 여기서 더 추락하면 레이스에서 완전히 탈락할 수밖에 없는 팀 사정 때문에 그는 이날도 일찌감치 공을 잡았다.

7회초 배영섭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한 정우람은 8회초를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지웠다. 그러자 한화는 8회말 1사 1·2루서 터진 허도환의 2타점짜리 좌중간 2루타로 9-8 역전에 성공했다. 9회초 마운드에 오른 정우람은 다시 삼자범퇴 처리하며 짜릿한 1점차 승리를 마무리했다.

이날 총 투구수 36개. 최고구속은 143km였지만, 직구를 22개나 던졌을 정도로 자신감이 넘쳤다. 슬라이더는 9개 구사했고, 체인지업(2개)과 투심패스트볼(2개)을 곁들였다. 특유의 컨트롤과 완급조절에 삼성 타자들은 힘 한번 써보지 못했다.

한화는 이날 승리로 주간 4승1패를 기록했다. 그 전까지 단 한 차례의 위닝시리즈도 달성하지 못했지만, KIA와의 2경기를 모두 잡은 뒤 삼성에도 2승1패로 앞섰다. 이로써 7승17패로 승패 마진을 -10으로 줄였다. 정우람은 한화가 일주일간 거둔 승리에 모두 개입했다. 4경기에 등판해 7이닝(투구수 108개)을 던졌다. 기록상으로는 1승1세이브였지만, 팀이 크게 앞서고 있거나 동점인 상황에서도 마운드에 올라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4월 26일 KIA전에서 2이닝 동안 3안타를 맞았지만 탈삼진 5개로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4-2 승리를 지켜 시즌 3세이브째를 올렸다. 비로 하루 휴식을 취한 뒤 28일 KIA전서는 2-2 동점인 8회 2사 1·2루서 등판해 1.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연장에 접어들면서 권혁이 마운드를 이어받았고, 팀은 연장 11회말 3-2 승리를 거뒀다. 그리고 29일 삼성전에서 8회에 대거 7득점하며 10-5 역전에 성공하자 정우람은 세이브 상황이 아니었지만 9회에 등판해 삼자범퇴로 처리하고 승리를 확정지었다.

정우람은 지난 시즌 후 SK에서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은 뒤 한화와 4년간 84억원에 계약하며 역대 불펜투수 최고몸값을 기록했다. 초반엔 등판기회가 드물어 ‘5일장’처럼 마운드에 올랐지만, 갈수록 효용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한화 유니폼을 입고 11경기에 등판해 1승3세이브를 올리면서 방어율 1.08(16.2이닝 3실점 2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한화의 마지막 보루이자 이글스의 수호신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정우람은 경기 후 “아직 시즌 초반이고, 모든 투수들이 승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나도 앞으로 팀 승리를 위해 계속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대전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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