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도사’된 박태환, 200m도 A기준 기록 통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6일 19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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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의 ‘네거티브’가 점점 더 올라가는 추세다. 이제는 부드러움에서 막판 강한 면모가 나올 것이다.”

‘마린보이’ 박태환(27)이 제88회 동아수영대회 두 번째 날 다시 한번 국제수영연맹(FINA) A기준 기록을 넘기는 역영을 펼쳤다. 박태환은 26일 광주 남부대 국제수영장에서 벌어진 대회 자유형 일반부 200m 결승에서 50m를 남기고 폭발적인 스퍼트를 내며 1분46초31로 1위를 차지했다. 박태환은 2위 권오국(대구시청, 1분50초06)의 차이를 4초 가까이나 벌리며 A기준 기록(1분47초97)을 무난히 넘겼다. 전날 자유형 1500m에서도 A기준 기록을 통과하며 금메달을 따냈던 박태환은 대회 2관왕에 올랐다.

박태환을 지도하고 있는 노민상 감독은 경기 전 ‘네거티브 스프리트 트레이닝((Negative split training)’의 효과를 박태환의 기록이 좋아진 핵심 이유로 꼽았다. ‘네거티브 스프리트 트레이닝’은 속도와 페이스 배분이 몸에 익도록 전반에는 부드럽게 물살을 헤치다 후반에 속도를 올리는 훈련이다. 이 훈련을 통해 박태환은 자신의 장기인 폭발적인 스퍼트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전날처럼 이날도 박태환은 후반에 승부를 걸었다. 50m 25초12, 100m 52초51, 150m 1분19초72를 각각 기록한 박태환은 마지막 50m를 26초59로 빠르게 질주하며 결승 패드를 찍었다.

노 감독은 “1분45초대를 예상했는데 100m까지 51초대 후반에 들어가지 못했고, 100~150m에서 감을 잠깐 놓쳐 아쉽다. 하지만 피로 회복이 떨어지는 27살 나이의 기록으로는 대단히 좋다”고 말했다. 박태환의 이날 기록은 자신이 갖고 있는 자유형 200m 한국 기록(1분44초80)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올 시즌 남자 자유형 200m 세계 7위에 해당하는 좋은 기록이다. 올해 최고 기록은 제임스 가이(영국)가 기록한 1분45초19다. 18개월 만의 복귀전에서 한층 노련해진 경기 운영과 막판 집중력을 보인 박태환은 27일 주 종목인 자유형 400m에 출전한다.

한편 여자 수영의 간판 안세현(21·SK텔레콤)은 여자 일반부 접영 50m 예선과 결선에서 연거푸 한국 기록을 세웠다. 안세현은 예선에서 26초62, 결선에서 26초30을 세웠다. 접영 50m는 올림픽 종목이 아니다. 여자 개인혼영 200m의 김서영(22·경북도청, 2분13초18)과 남유선(31·광주광역시체육회, 2분13초84)도 1, 2위로 A기준 기록(2분14초26)을 통과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나가게 됐다.

여자 자유형 중장거리 기대주 조현주(16·울산스포츠과학고)는 여자 고등부 자유형 800m에서 8분40초79로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2월 국가대표 1차 선발전을 겸해 열린 김천전국대회에서 자신이 세운 한국기록 8분41초09를 한 달여 만에 갈아 치운 조현주는 A기준 기록인 8분33초97을 통과하지는 못했지만 B기준 기록(8분51초96)을 넘겨 올림픽 출전의 가능성을 남겨뒀다. 지난해 11월부터 마이클 볼(호주)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기량이 급성장한 조현주는 “호주에서 연습에 대한 부담 없이 수영을 즐기는 법을 터득하면서 집중력이 좋아졌다”며 “턴 동작 속도를 더 줄여 올림픽에 나가게 되면 결선에 진출하고 싶다”고 말했다.

광주=유재영기자 elega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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