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기획] 돌아온 박태환, 리우행 가능성 전혀 없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4월 22일 05시 45분


박태환이 제88회 동아수영대회 출전을 위해 21일 호주전지훈련을 마치고 귀국했다. 그는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낸 뒤 “다시 지켜봐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지만, 민감한 사안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인천국제공항|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박태환이 제88회 동아수영대회 출전을 위해 21일 호주전지훈련을 마치고 귀국했다. 그는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낸 뒤 “다시 지켜봐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지만, 민감한 사안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인천국제공항|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D-105, 미리 보는 리우올림픽|동아수영대회로 복귀 나선 박태환

대표 선발 규정 유지로 올림픽 출전 좌절
대회 결과에 따른 여론 변화 ‘실낱 기대’


전 수영국가대표 박태환(27)이 다시 물살을 가른다. 2014년 11월 전국체육대회 이후 1년 5개월여 만에 이뤄진 박태환의 복귀무대는 25일부터 29일까지 광주 남부대 국제수영장에서 열릴 제88회 동아수영대회다. 이번 대회는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나설 국가대표 2차 선발전을 겸하고 있지만, 그가 대표팀에 합류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상당히 희박하다.

대한체육회는 6일 제1차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고 기존 국가대표 선발 규정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규정(제5조 결격사유)에 따르면, 금지약물 양성 반응을 보인 선수는 징계 만료 이후에도 3년간 태극마크를 달 수 없다. 2014인천아시안게임 직전 받은 도핑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이 나온 박태환은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18개월의 선수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 지난달 징계기간이 끝난 박태환은 규정 개정을 희망했지만, 스포츠공정위의 결정으로 인해 리우올림픽 출전이 몹시 어려워졌다.

그러나 박태환은 올림픽을 넘어 ‘수영’ 그 자체를 바라보고 있다. “솔직히 (올림픽 출전이 어렵다는) 소식에 선수가 한동안 충격을 받았고, 괴로워했던 건 사실이다. 그래도 동아수영대회 출전은 올림픽과 별개로 바라보고 준비해왔다”는 것이 박태환 측의 설명이다.

이렇듯 엄청난 아픔에도 불구하고 동아수영대회에 나서겠다는 것은 결국 수영선수로서의 명예회복과 그동안 절치부심한 노력의 결실을 이루겠다는 결연한 의지의 표현이다. 2014년 당시 받은 소변검사에서 세계반도핑위원회(WADA)가 금지약물로 정한 테스토스테론 성분이 검출된 박태환은 테스토스테론 주사를 투여한 병원을 상대로 법적 공방을 벌여 ‘(성분을 알고) 고의로 투약했다’는 의혹에서 벗어났다. 선수자격을 회복한 뒤 서울 송파구 올림픽수영장에서 훈련을 시작했고, 일본에서 전지훈련을 한 뒤 지난달부터 호주에서 몸을 만들어왔다.

물론 올림픽 출전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니다. 2008년 베이징올리픽에서 금메달(자유형 400m)과 은메달(자유형 200m) 1개씩,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은메달(자유형 200m·400m) 2개를 목에 걸며 수영은 물론 한국스포츠사에 길이 남을 큰 업적을 일군 박태환이다. 다시 태극마크를 달고 리우올림픽에서 마지막 역량을 떨칠 수 있기를 누구보다 희망해왔다.

21일 귀국한 박태환은 동아수영대회 남자 경영 전 종목에 출전할 예정이다. 첫 날(25일) 자유형 1500m를 시작으로 200m(26일), 400m(27일), 100m(28일)에 모두 나설 계획이다. 수준급 기록을 작성한다면, 그를 둘러싼 여론과 체육계의 시선은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아테네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2004년 제76회 대회부터 꾸준히 출전하며 한국수영을 후끈 달궜던 그가 이번에도 힘차게 물살을 가르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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