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는 하나, 명예회복… 박태환 ‘동아 물살’ 가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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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개막 동아수영대회 출전

올림픽 출전이 무산된 ‘마린 보이’ 박태환이 25일부터 29일까지 열리는 동아수영대회에 출전하기로 했다. ①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 수영 남자 자유형 100m결선에서 2위로 결승 터치 패드를 찍은 후 숨을 고르고 있는 박태환. ②인천 아시아 경기 남자 자유형 100m결선을 치르고 대기실로 이동하는 박태환.③금지 약물 양성 반응으로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상황에서 지난해 12월일본훈련을마친뒤인천공항을통해귀국한박태환. 동아일보DB
올림픽 출전이 무산된 ‘마린 보이’ 박태환이 25일부터 29일까지 열리는 동아수영대회에 출전하기로 했다. ①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 수영 남자 자유형 100m결선에서 2위로 결승 터치 패드를 찍은 후 숨을 고르고 있는 박태환. ②인천 아시아 경기 남자 자유형 100m결선을 치르고 대기실로 이동하는 박태환.③금지 약물 양성 반응으로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상황에서 지난해 12월일본훈련을마친뒤인천공항을통해귀국한박태환. 동아일보DB
“오늘(18일)에야 한국에 들어간다는 결정을 하고 21일 입국하는 비행기 티켓을 끊었습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이 좌절된 전 수영 국가대표 박태환(27)이 동아수영대회에서 명예 회복에 나선다. 박태환의 누나인 박인미 팀지엠피 팀장은 25일부터 29일까지 광주 남부대 국제수영장에서 열리는 제88회 동아수영대회 겸 국가대표 2차 선발전에 박태환이 출전하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박 팀장은 “박태환이 올림픽 출전과는 관계없이 최선을 다해 이번 대회를 준비했고, 스스로 기록 경신에 대한 욕심이 컸다는 점이 대회 출전 결정에 영향을 미쳤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이번 대회 출전 이후 일정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박태환이 공식 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2014년 11월 제주 전국체육대회 이후 17개월 만이다. 박태환은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 개막 직전 소변 검사에서 세계반도핑위원회(WADA) 금지 약물인 테스토스테론 성분이 검출돼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18개월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후 테스토스테론 주사를 투여한 의사를 상대로 법적 공방을 벌인 끝에 고의 투약 의혹을 벗고 징계도 지난달 2일 끝났다. 박태환은 지난달 10일부터 호주에서 동아수영대회를 준비하며 올림픽 출전을 노렸다. 호주에서 훈련한 것은 국내에서는 훈련할 여건이 안 됐기 때문이다. 박 팀장은 “몸을 푸는 시간을 빼고 오전, 오후로 매일 2시간씩 훈련할 수 있는 국내 수영장이 없었다”고 말했다.

호주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린 박태환은 동아수영대회 남자 자유형 100, 200, 400, 1500m 등 4종목에 참가하겠다는 신청서를 대한수영연맹에 일찌감치 제출했다. 하지만 6일 열린 대한체육회 제1차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금지 약물 양성 반응을 보인 선수는 징계 만료 후에도 3년간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는 현행 대표 선발 규정을 개정하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라 박태환의 목표는 사라졌다.

하지만 박태환은 올림픽 출전을 위해 준비한 것을 모두 보여주겠다는 새로운 선택을 했다. 박 팀장은 “명예 회복을 떠나서 대한민국 수영 선수로 경기에 참가해 최상의 기록을 내는 건 박태환 스스로에게는 존재의 의미”라며 “이런 상황이 스스로를 더 성장하게 하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며 마음을 추슬렀다”고 말했다. 박태환의 아버지 박인호 씨도 “대회 참가 결정은 당연한 일이다. 박태환은 수영장에 있는 게 맞다”고 말했다. 고혈압 약을 먹고 있는 박 씨는 대회 첫날부터 경기장에서 아들을 응원할 계획이다.

박태환에게 동아수영대회는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올림픽에 출전하게 된 발판이 됐고, 한국 수영 역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 획득의 기폭제가 된 대회이기 때문이다. 박태환은 대청중 3학년 때인 2004년 76회 동아수영대회 남자 중등부 자유형 200m, 400m에서 우승하면서 아테네 올림픽에 최연소 한국 선수로 출전하게 됐다. 아테네 올림픽에서 예선 실격의 아픔을 겪었지만 이듬해 77회 동아수영대회 남자 자유형 400m(3분50초37)와 200m(1분50초41)에서 한국신기록을 수립하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80회 동아수영대회에서는 자유형 400m에서 3분43초59로, 자유형 200m에서 1분46초26으로 아시아신기록을 세웠다. 이때 끌어올린 페이스를 베이징 올림픽까지 끌고 간 박태환은 결국 베이징 올림픽에서 자유형 400m 금메달(3분41초86), 200m 은메달(1분44초85)을 따냈다. 은메달을 2개 따냈던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84회 동아수영대회에서도 대회신기록 2개를 세우며 바람몰이를 했다.

박태환은 21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해 별도의 언론 인터뷰 없이 대회를 준비할 예정이다. 공식 복귀전은 25일 열리는 동아수영대회 남자 일반부 자유형 1500m다. 이어 26일 자유형 200m, 27일 자유형 400m, 28일 자유형 100m에 출전한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박태환#동아수영대회 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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