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구파 발디리스, 천방지축 나바로…극과 극 스타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3월 22일 05시 45분


삼성 발디리스. 스포츠동아DB
삼성 발디리스. 스포츠동아DB
최근 삼성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비교체험 극과 극을 경험 중이다. 그 대상은 지난해까지 2년간 함께했던 야마이코 나바로(28·지바롯데)와 올 시즌부터 함께하고 있는 아롬 발디리스(33)다.

나바로와 발디리스는 겉모습과 지금까지 걸어온 길 이상으로 성격부터 야구 스타일까지 정반대다. 메이저리그에서 4시즌을 몸담고 2014년 삼성에 입단한 나바로는 지난 2년간 79홈런 235타점을 쓸어 담으며 한국시리즈 우승 1회와 페넌트레이스 우승 2회를 함께했다. 이처럼 그라운드에선 최고의 외국인타자였지만, 클럽하우스에선 말썽꾼이었다. 지각대장이었고, 다른 곳도 아닌 화장실에서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쉬는 등 천방지축이었다.

발디리스는 반대로 깍듯한 매너와 온화한 성품으로 벌써부터 칭찬이 자자하다. 메이저리그 경력은 없지만,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일본프로야구에서 8년을 뛰며 오랜 기간 동양야구를 경험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성격 참 좋다. 일본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일본팀 감독, 코치들도 발디리스 칭찬을 그렇게 하더라”고 밝혔다. 발디리스는 철저히 준비하고 연구하는 학구파이기도 하다. 스스로 “한국 투수들은 공부 없이는 공략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안다. 많이 연구하고 배우고 있다”며 겸손하게 말했다.

클럽하우스에서 쏟아지는 칭찬과 달리 그라운드에선 여전히 기대 반 걱정 반이다. 시범경기 성적은 훌륭하다. 11경기에서 30타수 12안타(타율 0.400) 1홈런 5타점에 OPS 1.004다. 그러나 전임자 나바로가 워낙 맹타를 휘둘렀기 때문에 주위의 눈높이가 높다. 일본에서 타격이 하락세였던 점도 우려스럽다. 류 감독은 최근 발디리스에 대한 질문을 부쩍 많이 받는다. 그 때마다 “좀더 지켜봐야 한다. 타격에서 섣부르게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는 함축적인 답변을 내놓고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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