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KLPGA 신인왕 경쟁은 뜨거웠다. 개막 전만 하더라도 연봉 2억원이 넘는 몸값을 받은 지한솔(20·호반건설)은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손꼽혔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신인왕 랭킹 5위에 머물면서 혹독한 첫 해를 보냈다. 경험이 아쉬웠다. 지한솔은 프로가 되기 전까지 아마추어 무대에서 활약했다.
“아마추어에서 곧장 프로무대로 넘어오면서 모든 것이 낯설었고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신 것도 부담이 된 것 같다. 반면 다른 선수들은 2부 투어를 먼저 경험하고 프로에 진출하면서 분위기에 조금 더 빨리 적응하는 듯 보였다. 그런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 한 해였다.”
데뷔 2년차를 맞은 지한솔은 지난 겨울을 편하게 보내지 않았다. 65일 동안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했다. 지한솔은 “두 달 넘게 훈련했지만 언제 시간이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빠르게 흘렀다. 그만큼 훈련에 푹 빠져 있었다”고 말했다.
전지훈련을 끝내고 돌아온 지한솔은 1년 전보다 훨씬 더 강해졌다. 그리고 첫 대회에서 준우승이라는 큰 성과를 거뒀다. 13일 중국 선전의 미션힐스골프장에서 끝난 월드레이디스챔피언십에서 준우승했다. 3라운드까지 공동선두를 달려 프로 첫 우승의 기대감을 높였지만 막판 비가 내리는 등 궂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우승을 지켜내지 못했다. 우승트로피는 마지막 날 6언더파를 몰아친 이정민이 차지했다.
좋은 출발을 보이면서 자신감도 생겼다. 지한솔은 작년 9월 한화금융클래식 공동4위 이후 한번도 톱10에 들지 못했을 정도로 시즌 막판 부진했다. 훈련을 마치고 출전한 첫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부진도 털어내고 새 시즌에 대한 자신감이 높아졌다. 준우승은 작년 5월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 이어 두 번째다.
프로에서 한 시즌을 보낸 지한솔은 올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지난해 이루지 못한 우승의 꿈을 이뤄내겠다는 각오다. 지한솔은 “올해는 대회가 더 많아졌고 그로 인해 체력의 중요성이 더 강조되고 있다. 동계훈련을 통해 체력훈련을 많이 했고 또 부족했던 쇼트게임도 보완했다”면서 “무조건 대회에 많이 출전하기보다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대회에 집중할 생각이다. 또 대회가 연속해서 열리는 만큼 체력 안배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다. 올해는 반드시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2년차 징크스’라는 말은 KLPGA투어에서 잘 통하지 않는다. 김효주, 전인지, 박성현 등은 데뷔 첫해보다 2년 차에 더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지한솔도 그 말을 믿지 않는다. 그는 “첫해보다 올해 더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