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성현, 고메즈에게 유격수 내주고 이 악문 이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3월 15일 05시 45분


SK 김성현. 스포츠동아DB
SK 김성현. 스포츠동아DB
“팀에 마이너스가 되어서는 안 된다”
2루 이동 시너지효과 위해 더 열심


SK 내야수 김성현(29·사진)은 올 시즌 주전 유격수 자리를 헥터 고메즈(28)에게 내줬다. 2루로 자리를 옮긴 그는 어느 해보다 의욕적으로 스프링캠프에 임했다. 그가 이를 악문 이유는 무엇일까.

김성현은 지난해 최다실책(23개)의 불명예를 안았다. 넥센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선 끝내기 실책을 범하고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주전 유격수 자리마저 외국인선수에게 내주고 말았다.

포지션 이동에도 그는 덤덤했다. 김성현은 “사실 고메즈를 영입했을 때는 포지션 이동은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주 포지션이 유격수더라. 2루로 옮기란 얘기를 들었을 때도 생각보단 괜찮았다”고 밝혔다.

SK는 당초 고메즈를 2루 자원으로 생각했으나, ‘조합’을 생각해 유격수 고메즈-2루수 김성현으로 방향을 정했다. 수비범위가 넓고 어깨가 강한 고메즈와 2루에서 움직임이 더 빠른 김성현의 시너지효과를 노린 것이다.

수비부담이 줄어든 것도 사실이다. 김성현은 “2루도 많이 해봐서 낯설지는 않다. 확실히 유격수보다는 2루가 심리적으로 편한 게 있다”며 “유격수를 하고 싶지만, 내가 실수한 부분도 많고, 팀에 마이너스가 되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나로서도 포지션보다는 경기에 뛰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김성현은 내야 멀티백업으로 뛰다 2014년부터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찼다. 그러나 스스로도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 그는 “지난 2년간 느낀 게 많았다. 올해는 확실히 지난 2시즌보다 잘하고 싶은 생각이 크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한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올해 SK 내야에선 유서준(21), 조성모(24) 등 ‘젊은 피’들이 호시탐탐 자리를 노리고 있다. 캠프 때 후배들의 활약이 신경 쓰인 것도 사실이다. 김성현은 “지금 2루수로 나가지만 내 자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못하면 언제든 후배들이 기회를 꿰찰 것이다. 캠프 때도 안 보면 괜찮았는데, 또 남이 잘하는 걸 보면 의식이 됐다. 더 잘하려고 애쓰게 되더라”며 웃었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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