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에 밀리고…방심해서 무너지고…전북의 뼈아픈 장쑤 원정 패인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3월 3일 05시 45분


전북 선수들. 사진제공|전북현대
전북 선수들. 사진제공|전북현대
테세이라 등 특급 용병에 확실한 기량차
순간 방심으로 실점…수비 불안도 숙제


아시아 클럽무대 정상을 꿈꾸는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챔피언 전북현대가 일격을 맞았다. 전북은 1일 중국 난징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장쑤 쑤닝과의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원정 2차전에서 2-3으로 패했다. 전반 16분 장쑤 테세이라에게 첫 골을 내준 전북은 후반 16분 이동국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지만, 5분 뒤 상대 공격수 조에게 추가 실점을 했고, 24분 우시에게 결승골을 내줬다. 후반 41분 세인즈버리의 자책골로 격차를 좁혔으나 승점 확보에 실패했다. 패인을 짚어본다.

● 자금력

전북은 이번 겨울이적시장에서 적극적 행보를 보였다. 그 결과, 전·현직 국가대표들을 대거 영입했다. 그러나 중국에 비하면 ‘새 발의 피’였다. 지난해만 해도 별 볼일 없는 팀에 머물던 장쑤는 거대한 스폰서의 힘으로 특급 외국인선수들을 수혈했다. 상상을 초월하는 자금으로 테세이라∼하미레스∼조로 이어지는 브라질국가대표 3명과 유럽 빅리그 경험을 지닌 호주 수비수 세인즈버리(아시아쿼터)를 영입했다. 이들을 데려오는 데 장쑤가 쓴 돈은 무려 1000억원이 넘는다. 전북은 조직력으로 장쑤의 용병 진용에 맞서려 했다. 부담스러운 원정에서 국내선수들로만 선발 라인업을 꾸린 것도 그래서다. 그러나 한계가 뚜렷했다. 확실히 개인기량에서 밀렸다.

집중력

한순간의 방심이 큰 화를 불렀다. 어렵게 1-1 동점을 만든 뒤의 상황이 아쉬웠다. 흐름을 되찾아 역전까지도 조심스레 바라봤지만, 금세 허물어졌다. 장쑤는 상대의 작은 틈을 놓치지 않았다. 중앙 미드필더로 분전한 김보경이 부상당해 터치라인 밖으로 나오면서 잠시 전열이 흐트러졌고, 결국 크로스→헤딩슛이라는 교과서와 같은 실점 상황이 연출됐다. 전북은 2월 23일 FC도쿄(일본)와의 E조 1차전(2-1 승)에서도 비슷한 아픔을 경험했다. 2-0 리드를 잡은 뒤 중앙 수비수 임종은이 부상으로 빠져있을 때 실점했다.

디펜스

전북의 아킬레스건은 불안한 수비진이다. 전력보강도 공격에 치중됐다. 김형일∼임종은도 나름 풍부한 경험을 지녔지만, 이들을 대체할 만한 자원이 없다. 컨디션을 고려해 선수단 로테이션이 필요한데, ‘믿고 쓸’ 카드가 부족하다. 김영찬, 이한도 등은 좀더 경험이 필요하고 조성환은 100% 몸 상태가 아니다. 더욱이 베스트 전력마저 장쑤 원정에서 실망스러운 플레이를 했다. 최철순, 파탈루(호주) 등 1차 저지선 역할을 해줘야 할 수비형 미드필더들이 제 몫을 못했고 압박에 실패했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챔피언스리그 2경기를 치르며 수비 문제를 실감했다.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당장의 상황은 안 좋다. 빨리 수비조합을 찾아내야 한다”고 밝혔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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