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축구, 북한과 무승부…잘 싸웠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3월 1일 05시 45분


여자축구대표팀 정설빈(가운데).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여자축구대표팀 정설빈(가운데).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올림픽 亞최종예선 1차전 북한과 1-1

전반 이민아 크로스 정설빈 선제골 연결
‘1승1무14패’ 절대열세 극복한 값진 성과
골키퍼 김정미는 사상 2번째 센추리클럽

여자축구대표팀이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본선을 향한 첫 걸음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윤덕여(55) 감독이 이끄는 여자대표팀은 29일 일본 오사카 얀마스타디움에서 열린 북한과의 리우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1차전에서 1-1로 비겼다.

사상 첫 올림픽 본선행의 꿈을 이루기 위해 아주 중요한 승부였다. 한국은 역대 여자월드컵에는 2차례(2003년 미국·2015년 캐나다) 출전했지만, 올림픽은 미지의 영역이다. 6개국이 출전한 이번 예선전에 걸린 리우올림픽 출전권은 2장. 33% 확률의 티켓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면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했다. 국제무대에선 항상 1차전의 중요성이 강조되는데, 풀리그 형식의 이번 예선전은 더욱 그렇다. 2∼3일 간격으로 5경기를 치러야 하는 빡빡한 일정과 분위기에 민감한 여자선수들의 특성을 고려하면 패배는 피해야 했다.

물론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위의 북한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올림픽에도 2회(2008년 베이징·2012년 런던) 출전했다. 18위의 한국보다 한 수 위다. 이날 경기 전까지 최근 9연패를 포함해 한국은 역대전적에서 북한에 1승1무14패로 절대열세였다. 2003년 6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선수권(태국 방콕)에서 2-2로 비겼고, 2005년 8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전주)에서 1-0으로 승리했을 뿐이다.

그래서 윤 감독은 제자들의 자신감 극대화에 심혈을 기울였다. 체력 및 전술 훈련, 상대 분석 못지않게 심리적 부분에도 정성을 쏟았다. 선수 20명과 여정을 함께하는 스태프 18명에는 윤영길 한체대 교수가 멘탈 코치로 포함됐다.

오사카 입성에 앞서 전남 영암에서 3주간 전지훈련을 진행한 윤 감독은 “본선에 가려면 3승2무는 올려야 한다”며 “첫 경기가 중요하다. 역대전적은 과거다. 우리도 분석을 잘했고, 꾸준히 북한과 맞서며 실력이 향상됐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도 잘 무장된 태극낭자들은 사력을 다했다. 원톱 정설빈(26·현대제철)을 중심으로 지소연(25·첼시 레이디스), 이민아(24·현대제철)를 공격 2선에 배치해 4-1-4-1 포메이션을 구축한 한국은 빠른 조직축구로 북한을 괴롭혔다. 라은심을 최전방에 내세운 북한은 촘촘히 공간을 좁힌 한국에 고전했다.

초반 실점 없이 잘 버티자 기회가 찾아왔다. 전반 32분 오른쪽 풀백 서현숙(23·대교)이 찔러준 패스를 받은 이민아가 상대 문전 오른쪽에서 수비수 다리 사이로 낮게 크로스했고, 이를 정설빈이 밀어 넣었다. 후반 들어 특유의 기동력이 살아난 북한은 맹공을 가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조소현(28·고베 아이낙)이 1차 저지선을 형성한 한국의 그물망 수비도 온 몸을 던져 위기를 막았다. 그러나 2% 부족했다. 후반 35분 김은주의 중거리 슛에 동점을 허용했다. 같은 날 중국이 베트남을 2-0으로 꺾은 가운데 한국은 호주에 1-3으로 패한 일본과 2일 2차전을 펼친다.

한편 눈부신 선방 쇼를 펼친 베테랑 골키퍼 김정미(32·현대제철)는 A매치 통산 100번째 출전으로 한국여자축구 사상 2번째로 센추리클럽에 가입하는 영광을 누렸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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